현대차 계열사, 채권시장 '귀한 몸'

더벨 김은정 기자 | 2010.02.16 10:27

후광 효과·기관 투자가 선호 영향...등급상향 러시 재연될까

더벨|이 기사는 02월11일(11:0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현대기아차그룹 비금융 계열사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장·단기 실적전망이 긍정적인 데다 기관 투자가의 그룹에 대한 투자한도가 넉넉한 덕분이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 수준의 실적을 선보인 현대자동차가 토요타 리콜 사태의 최대 수혜업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사이익으로 현대자동차의 미국 점유율이 대폭 상승할 수 있단 것이다. 기아자동차의 해외 부실재고도 해소되고 있다. 그룹 계열사로선 호재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현대위아·현대파워텍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상향 조정했다. 그룹 내 위상과 수익기반이 강화됐다는 판단에서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이미 채권시장에서 자기등급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는 글로벌 시장침체에서 판매실적이 양호하다는 이유로 지난달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용등급(BBB-)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LG·SK그룹 내 등급상향 러시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재연될 수 있단 전망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기관 투자가 선호…자기등급 대비 낮은 채권금리


11일 현재 민간 채권평가사에서 채권의 평가수익률을 발표하는 그룹 계열사는 기아자동차 다이모스 비앤지스틸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자동차 현대파워텍 현대하이스코 현대엠코 현대제철 현대로템 등 11개다. 신용위험이 크게 부각된 건설 계열사와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하면 모두 자기 신용등급에 비해 낮은 평가수익률(높은 채권가격)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AA0) 다음으로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이상 AA-)의 3년 만기 무보증 공모채 평가수익률(KIS채권평가 발표 기준)은 각각 5.11%, 5.22%. AA-등급의 기준수익률 5.29%를 5~20bp(0.01%포인트=1bp) 밑돈다.

이들보다 두 단계 낮은 A0의 현대로템과 현대하이스코는 3년 기준 5.46%, 5.73%로 역시 기준수익률 5.79%에 비해 최대 33bp가량 낮다. 현대로템 같은 경우 A-에서 A0로 등급이 조정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벌써 A0등급의 최고 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현대파워텍과 현대위아(이상 A-)도 신용등급이 무색한 수익률 수준이다. 다이모스도 A-등급에서 평가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한신정평가가 지난 8일 현대파워텍과 현대위아의 공모채 신용등급을 A0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지만 아직 유효 등급은 그대로다.

계열사 중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비앤지스틸(BBB+)의 평가수익률은 7.07%다. BBB+등급의 기준수익률 9.09%에 비해 무려 202bp가 낮다.


정작 현대차의 평가수익률은 자기등급 기준수익률 정도다. 3년 만기 현대차의 무보증 공모채가 5.18%로 AA0등급 기준수익률과 같다. 건설 계열사를 제외한 비금융 계열사가 그룹 후광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올 들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한 그룹 계열사는 눈에 띄게 낮은 금리로 공모채 발행에 성공했다.

비앤지스틸은 지난 5일 3년 만기 300억원어치 원화채를 발행했다. 당시 발행금리는 6.50%. 같은 날 BBB+등급 기준수익률인 9.05%에 비해 255bp나 낮다. 앞서 현대로템과 현대제철도 지난 1월 자기등급에 비해 10~35bp 낮은 금리로 공모채를 발행했다.

증권사 채권매니저는 "현대 브랜드 덕분에 채권시장에서 계열사 물량에 상당히 호의적"이라며 "비금융 계열사의 공모채 발행이 많은 편이 아니라 물량이 나오면 기관 투자가들이 투자종목에 편입시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발행·유통물량이 작으면 대개 디스카운트(저평가)되지만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채권은 역으로 투자수요가 있단 설명이다.

◇그룹 내 연쇄 등급상향 가능성도…

현대차의 실적전망과 시장 지배력에 대해 증권사들은 연일 호평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의 위상은 계열사의 경쟁력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채희근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지 재고가 충분하다면 미국에서 YF소나타와 투싼ix 효과가 본격화되는 3월 이후부터 점유율 5%대에 안찰할 것"이라며 "신차 출시 시기와 토요타 사태가 맞물리면서 기대 이상의 판매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아차의 신용위험도 차츰 줄어드는 추세다. 해외 부실재고가 줄어든 데다 지난해 원가율은 75.1%로 2008년에 비해 4.4%포인트 개선됐다. 순차입금도 2008년 말 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SK와 LG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상향 조정된 데 비해 현대기아차그룹은 조용한 편이었다"며 "저평가됐던 그룹 경쟁력과 상향 조정 가능성 등이 현재 시장평가에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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