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설, 주식 들고 갈까 말까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10.02.12 08:08

유럽 리스크 '해결' 가닥... 외인 관심많은 IT등 분할 매수

주식시장이 최근 패닉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되찾아가고 있다. 일시 이탈했던 200일 이동평균선(1559)도 다시 되찾아 지지력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아나게 했다.

두바이발 쇼크와 이번 유럽발 재정위기 모두 공통적으로 극한 투매 상황에서도 1500선에서는 저가매수심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근 펀드 동향을 살펴보면 코스피지수가 급락할 때엔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500선에서는 PER(주가수익배율)이 10배 이하로 떨어지는 등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더 부각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다우지수도 그동안 1만선이 여러 번 위태로웠지만 마찬가지로 1만선 아래로 내려가면 저가매수 심리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 시각으로 12일 새벽 미국증시는 유럽 EU 회원국이 브뤼셀 특별정상회담에서 예상대로 그리스 지원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소식과 1월 미국 실업률이 10% 밑인 9.7%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1%이상씩 반등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5.81(1.05%) 오른 1만144.19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38%(29.54)오른 2177.41을, S&P500지수는 0.97%(10.34) 상승한 1078.47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를 비롯한 금 등 원자재 가격도 모두 1% 이상 올랐다. 다만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가중평균 달러인덱스(DXY)는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80에 머물며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국내 주식시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있다. 최근 증시가 금요일마다 폭락하는 현상을 보였지만, 이날 훈풍이 불어온 미국증시의 영향으로 지난주와 같은 회오리는 없을 전망이다. 설 연휴를 앞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고향을 내려가는 발걸음이 무겁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인 등 수급 변수 달라질까?

최근 매도세를 퍼붓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날엔 거래소에 87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다소 매도가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 지표 상승에 따른 캐리트레이드의 청산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아직까지 우려감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 관련 4대 글로벌 펀드에서는 12주만에 자금이 큰 폭으로 유출됐다”며 “1월 마지막 주에 0.4억 달러가 유출된 이후 2월 첫째 주에 15.8억 달러가 추가로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한국 편입 비중이 큰 글로벌 이머징 마켓(GEM: Global Emerging Market) 펀드와 일본 제외 아시아 펀드(Asia Ex-Japan) 펀드에서 특히 가파른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본격적인 청산을 언급하기에 시기가 이른 감이 있지만, 동시적으로 나타난 수급 현상은 외국인 투자가가 이머징 마켓을 보는 시각이 작년과는 달라졌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출구전략, 유럽 재정위기 등 악재의 해소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어서 두 측면이 양립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대폭 받으면서 자금유출이 나타났지만, 외국인의 시각이 아직까지 크게 달라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10일 한국이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의 네마리 호랑이'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었다.

◆설 전 주식 들고 갈까? 팔고 갈까?

일단 유럽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지만 점차 해결 쪽으로 가닥을 잡아 기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크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완전히 악재가 소멸됐다고는 보기는 어렵다. 유럽 재정 리스크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투자심리가 악화되거나 조정의 핑계가 필요할 때마다 부각될 여지는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증시를 흔들었던 외부 악재들이 점차 가닥을 잡아나감에 따라 증시 여건도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하나하나가 또 다른 위기의 탄생이라기보다는, 큰 맥락에서의 금융위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노이즈 리스크(Noise Risk)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을 바탕으로 투신권의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고 연기금의 저가매수도 유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격 결정력은 외국인들의 손에 놓여있기 때문에 이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IT주를 비롯해 은행과 운수장비업종을 중심으로 분할매수를 유지하는 대응을 권했다.

우리투자증권은 “200 일선에서의 강한 지지에 이어 장대양봉이 발생했다는 점에서는 일단 최악의 투자심리 탈피와 급락패턴의 일단락으로 해석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1590 선에서 지지력이 확보될 경우 1차 상승 목표치는 1634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지수대는 기술적 반등의 완성으로 볼 수 있는 50% 되돌림 수준이자 60일, 120일선이 위치한 권역으로 추세전환 여부를 타진하는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630선까지의 기술적 반등에 초점을 맞추고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트레이딩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우리투자증권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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