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몸살인줄 알았더니 A형 간염"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10.02.12 08:35

날 음식, 환자접촉으로 감염..어린이 청소년 취약..사망위험 증가

#근무 중 갑자기 몸살증세가 나타난 박 모씨(32세). 감기려니 하고 대수롭게 생각한 박씨는 동네에서 감기약을 지어먹고 말았다. 하지만 3일이 지나도 몸살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A형 간염 진단을 받았다. 간수치가 이미 2000을 넘었다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A형간염 환자는 1만5000여명으로 2008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A형간염에 대한 증세나 감염 경로 등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유행성 간염'이라고 불리는 A형간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으로, 주로 급성간염 형태로 나타난다. B형간염이나 C형간염처럼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먹는 음식이나 감염된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서 전염된다.

위생상태가 불결할 때 감염되기 쉬운데, 조개 등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먹었을 때, 인분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과일을 깨끗한 물에 제대로 씻지 않고 먹는 것도 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임형준 고려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미국 질병관리본부 조사에는 우리나라도 'A형간염 발생 중등도 위험국'으로 분류돼 있다"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40~50대 이상은 어렸을 때 A형간염에 자연 감염돼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 급성간염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하지만 최근 위생상태가 좋아져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드문 어린이와 청소년은 A형간염 항체를 거의 보유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너무 깨끗하게 자라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A형간염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유·소아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되지 않아 점차 감염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A형간염은 감염된 후 15~5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에 가장 전염이 잘된다. 황달이 발생하기 전에 더 많은 바이러스가 나오기 때문인데, 자신이 간염에 걸렸는지 모르는 상태라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옆 사람에게 쉽게 전염시킬 수 있는 것이다.

B형이나 C형처럼 만성질환은 아니고 대부분 감기처럼 앓다가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A형간염 항체가 없는 성인이 감염되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위험하다.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해 식욕이 떨어지고 복통, 구역질, 구토, 설사, 황달 등이 나타난다. 감기와 비슷하지만 콧물과 기침이 없고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되며 더 지나면 소변색이 짙어지는 만큼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할 경우 합병증이 발생해 한 달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전격성 간염으로 발전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A형 간염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날 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오래된 어패류 등의 섭취를 삼가고 물은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하며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이나 혈우병 환자, 의료업 종사자, 만성 간질환 환자 등은 반드시 미리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임 교수는 "아직 별다른 치료제가 없는 만큼 철저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급성 A형간염이 발생할 경우 사망 위험이 증가하므로 평소 간을 건강하게 관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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