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출구전략 몸풀기" 다우 약보합

뉴욕=강호병특파원  | 2010.02.11 07:38

버냉키 출구전략 윤곽 공개..재할인율 조만간 인상

뉴욕증시가 기세를 좀 더 잇지 못하고 약보합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조만간 재할인율을 올리고 잉여유동성을 수속해나갈 의지를 밝힌 영향을 받았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지원안에 대해서도 말만 무성할 뿐 시원한 지원결정소식이 뒤따르지 않았다.

10일 (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0.26(0.20%) 하락한 1만38.38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0.14%(3.0)떨어진 2147.87을, S&P500 지수는 0.22%(2.39)하락한 1068.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전날 덜오른 금융주만 올랐을뿐 나머지 업종은 떨어졌다. NYSE금융업종 지수는 0.24% 올랐다.

◇ 버냉키 "조만간 재할인율 인상"

밴 버냉키 의장은 장중 공개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 자료에서 '머지 않은 시기에 '(before long) 재할인율을 소폭 올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것이 통화긴축 신호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자금사정과 개선된 데 대응해 중앙은행 대출정책이 정상화(normalization)되는 과정일 뿐 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준이 은행대출에 붙이는 이자인 재할인율은 원래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보다 1%포인트 높은게 관례였으나 위기과정에서 은행의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0.25%%포인트로 낮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버냉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다소 동요했다. 다우지수는 오전중 1만이 재차 붕괴됐고 달러값도 올랐다. '머지 않은 시기'라는 단서 때문에 연준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생각보다 빨라진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후들어 재할인율 인상이 곧 긴축신호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늘어나며 다우지수는 다시 1만을 회복했다. 모간스탠리 데이비드 그린로 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가 시사한 사실들은 조만간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정책신호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연준의 긴축이란 정책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로렌스 마이어 전 연준 위원도 연준이 재할인율을 올리는 것과 긴축하는 것을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내년까지도 연준이 긴축으로 전환하기 힘들것으로 예상했다.

그에 따르면 연준이 재할인율을 올리려 하는 이유를 은행의 캐리트레이드를 없애기 한 것으로 봤다. 원래 은행이 돈이 일시적으로 모자라면 은행간 콜시장에서 돈을 빌려야한다. 그런데 중앙은행에서 빌리는 돈이 공짜나 다름없다 보니 중앙은행으로부터 손쉽게 돈을 빌려 고금리 자산에 운용, 은행이 땅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버냉키 지준정책으로 출구전략 워밍업

이날 버냉키 의장은 재할인 정책 정상화를 포함, 구체적 출구전략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버냉키 의장이 밝힌 출구전략은 소프트랜딩 전략이다. 즉 처음부터 과격하게 금리를 올리기 보다 먼저 워밍업 수단을 사용, 금융위기과정에서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수습하고 경제상황을 봐가며 기준금리를 서서히 올리는 전략을 취한다는 것이 골격이다.

버냉키 의장은 재할인율 인상 같은 워밍업이 시장에서 긴축으로 읽히는 것을 의식한 듯 금융긴축은 기준금리 인상을 의미하며 이는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이 무르익은 후에 나 가능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워밍업 단계에서는 기존 국내외 긴급융자프로그램을 예정대로 끝내고 문란해진 재할인정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워밍업 전략으로는 지불준비금 정책을 중점적으로 이용할 뜻을 밝혔다.

전통적인 통화정책수단인 환매조건부 채권(RP)매도를 통해 유동성을 빨아들일 경우 모기지증권금리가 올라 자칫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입찰을 통해 정기지준예금(TDF : term deposit facility)를 매각할 뜻을 밝혔다. FRB가 상업은행에 이자가 붙는 정기예금을 팔면 은행이 당장 쓸 수 있는 지불준비금이 줄어든다. 지준금 일부가 정기예금으로 전환되면 은행이 일정기간 예치된 자금을 쓸수 없어 전체 통화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기후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은행 잉여지준금은 1조10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FRB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보유한 미재무부증권은 3000억달러, 모기지증권은 1조2500억달러에 이른다.

달러인덱스 다시 80으로 복귀

미연준의 출구전략이 구체화되며 달러값은 올랐다. 주요 6개국에 대한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0.18포인트(0.23%) 올랐다. 유로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국제원유는 WTI경질유 기준으로 74달러로 올랐다. 이날 미에너지정보국(EIA)이 워유가 올해와 내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 영향이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간외에서 3월 인도분 WTI경질유 선물값은 배럴당 0.96달러(1.30%) 오른 74.71에 거래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4. 4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5. 5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