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호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호 오너 일가 대부분의 의견이 통일됐으나, 일부는 뜻에 따르지 못하겠다며 사재출연에 반발, 자칫하면 채권단과 협의가 무산될 상황에 처했다.
마지막까지 반발했던 사람 가운데는 박철완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故) 박정구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그룹 지주사인 금호석유화학 지분 11%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오너와 특수관계인 가운데 지분이 두 번째로 많다.
그가 지분 담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과의 합의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대주주 전원의 사재출연'이 아니면 오너일가의 사재출연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상징적인 의미가 훼손될 뿐 아니라 다른 주주들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부장의 반발이 워낙 극심한 탓에, 채권단 일각에서는 금호그룹 오너들이 100% 사재출연 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잖았다.
이날 금융시장에 금호계열사들이 법정관리까지 갈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떠돈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부장은 박 회장을 비롯한 일가의 간곡한 설득에 뜻을 굽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관계자는 "박 회장 일가가 이번 조치를 그룹의 해체로 받아들일 정도로 가슴아파했다"며 "담보제공 의사를 채권단에 구두로 전했다는 소식을 듣고 통곡하는 이들도 적잖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우건설 투자실패로 잘 나가던 기업을 채권단에 빼앗겼다는 침통한 분위기가 대체적"이라며 "채권단에 백기투항 했다는 점에서 허탈해하는 이들도 적잖았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