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않았던 프로젝트 'K7', 어떻게 탄생했나?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 2010.02.08 15:34
↑기아차 'K7'

2003년 당시 '오피러스'와 '옵티마' 사이의 공백을 메워줄 신차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기아차는 이듬해 7월, 준대형급 시장에 대한 대응과 라인업 공백을 채우기 위해 신차 'K7(프로젝트명:VG)'의 투입을 결정했다.

K7은 새롭게 개발된 플랫폼을 적용한 준대형 세단으로, 5년여의 연구개발과 총 4500억원이 투입됐다. 이로써 기아차는 2001년 '포텐샤' 단종이후 8년 만에 준대형차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지난해 11월 24일 있었던 K7의 신차발표회는 드라마 '아이리스'에 나왔던 추격 장면을 차용한 CF가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간단한 CF내용이었지만, 짧은 시간동안 'K7'에 탑재된 '웰컴시스템'과 버튼형 스타트버튼, 자세제어장치(VDC), 전자제어서스펜션(ECS)등의 첨단기술이 압축돼 선보였다.

아이리스에서 무술감독을 담당한 전문식 씨는 "예전에는 국산차의 디자인이 썩 좋지 않아 촬영할 때 그림이 나오지 않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근래 들어서는 K7도 그렇고 국산차의 디자인이 매우 좋아진 듯하다"며 "K7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배기량이 큰 차인데도 엔진음이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K7'에 동력성능과 연비는 물론 새롭게 도입한 조명과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감성까지 접목했다고 설명한다. 황정렬 K7개발 총괄담당매니저(PM)는 "K7의 키워드는 조명과 천장, 감성의 3가지로 볼 수 있다"며 "특히 감성은 '주인을 알아보는 차'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세계최초로 개발한 '웰컴 시스템'이 대변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실내 감성조명에 대해 윤선호 기아차 디자인 센터 전무는 "다른 차에는 없는 K7에서만 보여 줄 수 있는 것을 디자이너에게 요구하였고, 이것이 고객을 고려한 실내 감성조명으로 나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준대형급 플랫폼에서 태어난 K7의 설계를 담당했던 개발자들은 처음 시도된 플랫폼이라는 사실과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라인의 고급 준대형차를 설계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더욱 힘들고 고된 시간을 보냈다.

오정석 K7 차체부문 파트장은 "테스트 카의 평가결과, 주행소음에서 불만이 제기됐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관련 팀 담당자들이 팀을 꾸려 주행소음을 잡기 위한 집중적인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여느 신차가 그렇듯 기아차도 'K7'을 공식 선보이기 전, 국내 도로의 적합성 평가를 위해 연구소 등과 합동으로 고속도로 및 국도, 한계령과 지리산 등 가혹한 노면을 찾아다니며 문제점을 찾았고, 해외 현지 테스트를 두루 거치면서 지금의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특히 'K7'의 눈길 성능평가를 위해서는 미국 인터내셔널 폴 인근을 찾았고, 꽁꽁 얼어붙은 스웨덴의 호수 위에서는 ABS(안티-록 브레이크) 평가를 했으며, 타이어가 녹을 듯 뜨거운 중동에서는 승차감을 점검했다.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테스트도중 황당한 일화도 겪었다. 스웨덴 성능평가 도중 현지 파파라치의 표적이 돼 이를 피하기 위해 수십 킬로미터의 눈길을 헤치며 달아나야 했다.

또한, 국내 도로에서도 열린 오토크루즈 평가에서도 난관에 부딪쳤다. 테스트 특성상 설정된 속도를 유지해야만 했는데 이때 이동식 과속방지 카메라가 큰 걸림돌이었던 것이다. 속도를 유지하랴, 과속방지 카메라를 피하랴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는 후문이다.

이현순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수많은 연구원들이 수십 개월 동안 'K7' 개발에 열정을 담았고, 지금 이 시각에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며 "K7은 올해 아중동 지역을 시작으로 중남미, 중국 등에 출시될 예정이며, 전략시장인 북미에는 2011년에 본격 출시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K7은 국내시장에서 출고 첫 달인 지난해 12월 5640대, 올 1월엔 4127대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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