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몽구, 현대차에 700억 배상"(상보)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 2010.02.08 11:18

기업총수 손해배상 역대 최고액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불법 유상증자로 회사에 끼친 손해 7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소액주주가 대기업 총수를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내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낸 역대 최고 액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재판장 변현철 부장판사)는 8일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와 현대차 소액주주대표들이 "현대차를 불법 유상증자에 참여시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정 회장과 김동진 전 부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개인연대보증 채무를 해소, 재산손실을 막고 궁극적으로는 그룹 전체 경영권의 위협을 막기 위해 현대차에 손실을 입힐 수 있는 상황임에도 현대차를 현대우주항공과 현대강관의 유상증자에 참여시킨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현대차 경영진의 경영권 유지와 대주주의 개인 이익을 위한 족벌경영 체제의 문제점이 드러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현대우주항공의 경우 IMF라는 국가비상상황에서 정부정책과 사회분위기에 따라 재무구조를 변경해야 했던 점, 정 회장의 가담 정도가 경미한 점, 현대강관의 경우 당시 우량회사로 성장 가능성이 있었고 실제 우량회사로 성장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현대차에 끼친 손해액 1400억여원 가운데 700억원만 배상하라"고 덧붙였다.


김 전 부회장에 대해서는 "회장을 보좌하는 전문경영인으로서 불법 편법 경영책을 제시했고 실제 주무자 역할을 해 현대차에 25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면서도 "현대차 성장에 기여한 점과 유사 사건에서 전문경영인에게 20%의 책임을 물은 점 등을 고려, 정 회장과 연대해 50억원을 배상하라"고 밝혔다.

소액주주대표 등은 2008년 5월 "정 회장과 김 부회장이 현대우주항공 불법 유상증자와 현대강관 불법 유상증자 참여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소송을 냈다.

상장법인 총 발행주식의 0.0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들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이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대표소송을 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금은 주주가 아닌 회사에 지급된다.

앞서 정 회장은 2008년 6월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 300시간 확정판결을 받고 같은 해 8월15일 특별 사면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야산에 묻은 돈가방, 3억 와르르…'ATM 털이범' 9일 만에 잡은 비결[베테랑]
  2. 2 70대 친모 성폭행한 아들…유원지서 외조카 성폭행 시도도
  3. 3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
  4. 4 홍콩배우 서소강 식도암 별세…장례 중 30세 연하 아내도 사망
  5. 5 '학폭 피해' 곽튜브, 이나은 옹호 발언 논란…"깊이 생각 못해" 결국 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