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을 잡아라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 | 2010.02.17 10:36

[머니위크]베이비부머 노후 책임질 퇴직연금제도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1955년~1963년생을 일컬어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산업화의 주역이자 한국 사회 주축세력이었던 이들이 대거 은퇴하는 올해에는 은퇴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과연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을까.

노후복지가 잘 돼 있는 선진국의 경우 3층 보장체계가 구축돼 있다. 3층 보장체계란 정부가 보장하는 국민연금, 기업이 가입하는 퇴직연금, 개인이 준비해야 하는 개인연금 등을 통해 완전한 노후를 보장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 3가지 제도가 모두 도입됐다. 그러나 이중 퇴직연금제도는 아직 도입 초기단계로 가입률이 낮은 형편이어서 이들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퇴직연금 혜택을 받는 경우는 일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51만 사업장 중 13%만 퇴직연금 가입

2005년 12월 1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해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됐지만 4년이 흐른 2009년 12월말 현재 5인 이상 사업장 51만8716개 중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사업장은 7만503개에 불과하다. 가입률은 13.6%로 매우 저조하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대규모 사업장인 300인 이상 사업장이 62.59%로 높은 가입률을 보인 반면 소규모인 10인 미만 사업장은 2.92%, 10~29인 사업장은 12.32%로 매우 낮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소규모 사업장 수가 많아 가입률이 낮을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퇴직금의 수급권 보호가 더욱 필요한 곳이 소규모 사업장인만큼 이들 사업장의 가입률이 낮은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입 근로자수도 적다. 5인 이상 전체 상용근로자 763만명 중 248만명이 가입해 32.5%의 가입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가입자의 76.57%를 차지하는 확정급여형(DB)형의 경우 제도의 특성으로 인해 중복 계산이 많아 실제 가입근로자는 더욱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9년 12월 말 기준으로 14조424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DB형이 10조697억원으로 65.78%를 차지, 확정기여형(DC)형 2조9832억원보다 비중이 높다.

14조원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퇴직보험(퇴직일시금신탁 포함) 적립금 23조원을 포함해 퇴직금 관련 사외에 예치된 금액인 37조원의 37.8%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시행초기 각종 연구소 등에서 예측한 수준을 훨씬 밑돈다. 기업들이 퇴직보험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는 시기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전환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는 2008년 하반기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퇴직보험 전환이 기업경영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분석했다. 또 수익률이 퇴직보험과 퇴직연금 간 별 차이가 없었던 점, 근로자 입장에서 볼 때 중간정산에 제약이 있는 점 등도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도 이유로 볼 수 있다"며 "전환 유예기간을 5년이나 둔데다 전환 실태 파악 등에 소극적이었고 전환을 유도할만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 도입은 올 상반기가 적절

전문가들은 올해가 퇴직연금시장에서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의 전면 개정을 앞두고 있어 퇴직연금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탓이다.

2008년 12월 정기국회에 상정된 개정안을 보면 퇴직연금제도의 유연화를 유도하기 위해 가입자별로 복수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근로자 대표 동의절차를 개선하고 퇴직연금 담보대출과 중도인출 요건을 확대했다.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도 추가했으며 연합형 확정기여형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퇴직연금 수급권 강화를 위해 확정급여형 제도 재정검증 근거와 절차를 마련하고, 퇴직연금 체불에 따른 처벌규정도 추가했다. 또 확정급여형 급여지급 방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된다.

퇴직연금제도 적용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신설사업장 퇴직연금 설정의무를 신설하고, 퇴직연금제도 인프라 확충을 위해 퇴직연금 모집인 제도 도입 등도 개정된다.

올해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퇴직보험의 효력기간이 올해 12월31일까지라는 점이다. 따라서 올 12월 말 23조원에 이르는 퇴직보험 적립금이 퇴직연금으로 얼마나 전환되느냐에 따라 퇴직연금의 적립금 규모와 사업자별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퇴직보험의 퇴직연금 전환이 늦어짐에 따라 퇴직보험에 가입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올해 퇴직연금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업의 결산월이 12월에 몰려있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54개의 퇴직연금사업자가 금융감독원에 등록돼 있지만 인력과 시스템, 전문성을 갖춘 퇴직연금사업자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하반기에 집중될 경우 제도 도입에 따른 컨설팅과 가입자 설명회 등이 부실하거나 생략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기업이나 근로자의 불만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도입이나 퇴직보험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상반기에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 컨설팅 전문가 미래에셋생명

퇴직연금을 도입할 때는 제도를 충분히 분석하고 근로자의 의견을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에서 제도 도입과 근로자 설명회 등 제반 절차를 모두 독자적으로 실행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퇴직연금사업자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도입 후 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퇴직연금사업자를 파트너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연금사업자를 선택할 때는 퇴직연금제도 도입·자산관리 컨설팅 등 전문인력의 경쟁력이 있는지, 퇴직연금 운영을 위한 시스템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지, 퇴직연금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미래에셋생명은 퇴직연금 도입초기부터 전문인력 확보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현재 퇴직연금제도 도입에 따른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 중 하나다.

우선 퇴직연금 1호 계약을 체결했고 국내 최초로 퇴직연금연구소를 설립했다. 또 처음으로 보험계약과 신탁계약 상품을 제공하는 등 한발 앞선 행보를 보였다.

미래에셋생명에 가입한 단체는 2009년 12월 말 기준 1514개, 보험업권 내 점유율은 30.4%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확정기여형의 경우 점유율 45.7%(1286개 단체)로 압도적 1위다.
특히 공시된 퇴직연금사업자의 지난해 연간 운용수익률은 확정급여형 6.96%, 확정기여형 11.08%로 보험업권 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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