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대꼴 파는 현대차 판매왕 "비결은.."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0.02.03 15:52

임희성 과장 "영업에 목숨 걸어"..흰차 주문 고객에 빨간차 팔기도

# 현대차 '판매 달인' 임희성(37, 사진) 현대차 공주지점 과장에게 하루는 난처한 일이 벌어졌다. 주문받은 아반떼를 출고 받아 고객의 부탁대로 등록절차까지 마치고 대리점에 하루를 묵혔는데 이튿날 찾아온 고객은 자신의 차를 찾지 못했다. 흰색을 주문했으나 공장 쪽 실수로 빨간색 차가 나온 것이다. 임 과장은 그날부터 3일간 고객 집으로 출근하며 빨간색 차의 장점을 내세우며 정성을 쏟아 마침내 고객을 설득시켰다.

임 과장은 2009년 현대차 판매왕에 올랐다. 하루에 한 대 꼴, 무려 357대를 팔았다. 현대차 창립 이래 최고 기록이다.

그의 판매실적은 기록의 연속이다. 2001년 입사해 2003년부터 현대차 판매 톱 10 안에 줄곧 들었고 2007년에는 4대 차이로 2등(285대), 2008년에도 2등(276대)을 차지했다.

특히 대도시가 아닌 충남 공주라는 '작은 무대'에서 거둔 성적이어서 더 눈에 띈다.

그에게 비결을 물으니 대뜸 "저는 목숨을 걸고 영업합니다"라고 했다. 임 과장은 "나는 한번도 현대차의 직원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며 "내가 현대차 주인이고 주인으로서 내 물건을 판다는 심정으로 고객을 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토요타 리콜 사태로 고객들에게 일본차의 이미지가 실추된 건 맞지만 일부분일 뿐"이라며 "판매 현장에서는 품질 경쟁력을 내세우며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네시스를 최고 품질 차로 꼽았다.

공주 토박이로 '꽃미남'도 타고난 말재주꾼도 아닌 그는 우직함 하나로 승부했다. 지역에서 학교를 마치고 IMF 외환위기로 일자리가 없어 주유소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서비스 정신으로 손님들을 끌었다. 자동차 신참 영업사원 시절 이 때 쌓은 영업용 운전기사들과의 인연이 힘이 됐다.


그가 현재 관리하는 고객은 3000명 선으로 공주 대전지역이 70~8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수도권이다. "고객의 요구를 빨리 파악해 신뢰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고객이 농담으로 한번 놀러오라고 해도 반드시 갑니다" 고객과 시간을 보내느라 입사 후 점심을 먹어본 적이 없다.

그는 자나 깨나 고객 생각이다. 몸이 아픈 고객을 업고 밤에 응급실로 내달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요즘 같이 강추위가 몰아칠 때는 과일가게 사장님, 건설현장 근무자 등 밖에서 일하는 고객에게 안부 전화를 돌리고 눈이나 비가 올 때는 식당 사장님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직원들의 안전 배달을 당부한다. 하루 평균 200통 넘게 전화를 하고 매월 전화요금만 50만 원 이상 나온다.

지난해 연봉은 2억2000만 원 정도를 받았다. 30대에 그 정도 연봉이면 호기를 부릴 만도 하지만 차분하다. "'어디 가든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아버님 말씀을 새기고 자식들에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을 뿐"이라고 했다.

사회생활에 첫발을 딛는 젊은 후배들을 향해 조언을 부탁했다. "하찮은 일은 없습니다. 어떤 직업이든 자기 일을 사랑하고 '목숨 거는 열정'을 가지면 반드시 성공합니다"

화려한 스펙(학벌, 영어점수 등)과 거리가 먼, 주유소 직원에서 시작해 현대차의 판매 역사를 다시 쓴 영웅의 비결은 단순하지만 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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