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10.02.04 12:20

[당당 똑똑 코리아<2부>]⑤고쳐야 할 한국인의 '폭음문화'

"알코올 의존은 본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홈페이지의 '알코올 자가진단' 첫머리에 올려진 글이다. 이는 알코올 중독이 아닌 일반적인 음주에도 적용된다. 과도한 음주로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있었다거나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나는 등의 일은 흔하다. '술 좀 마시고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수치로 나오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20조990억 원(2004년 기준)에 이른다. 국내 총생산(GDP) 대비 2.9%의 수준으로 미국 2.3%(1992년), 일본 1.9%(1987년), 캐나다 1.1%(1992년) 등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음주로 인해 지출되는 비용 중 가장 큰 것은 '과도한 음주로 인한 생산성 저하'다. 연간 약 7조805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음주로 인한 직장인의 결근율도 연 12%. 생산성 저하도 문제지만 음주 다음날 산업재해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연구는 음주에 따른 불의의 사고로 조기 사망해 발생하는 손실액을 약 5조4111억 원으로 추정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우리나라 직장에서 술로 인한 사고발생 위험성이나 생산성 저하 가능성은 세계 1위"라며 "음주를 한 근로자는 그렇지 않은 근로자보다 추락사로 사망할 확률이 5~13배 높다"고 전했다.

음주는 차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 10건 중 적어도 1건은 술을 마신 뒤 내는 자동차 사고다. 지난 2008년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12.4%가, 2007년에는 13.4%가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였다.


자동차 사고와 산업재해를 포함, 음주로 인해 크고 작은 질병이 생겨 병원을 찾아 지출한 비용은 약 1조724억 원. 술 때문에 내지 않아도 되는 병원비를 낸 셈이다.

음주는 이밖에도 가정폭력, 사고, 살인, 행동장애, 자해·자살 등의 원인이 된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은 상태가 되면 판단력이 떨어지고 감정이 증폭된다. 대표적인 것이 가정폭력. 2008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상담 가운데 음주에 따른 폭력을 알려온 비율은 11.6%였다.

2006년 기준 알코올로 인해 정신장애를 앓아 본 성인 남녀의 비율(정신장애 유병율)은 5.6%에 이른다.

전체 음주 비용 중 22%인 4조4702억 원이 실제로 술을 마셔 나가는 주류소비 지출 분이지만 한국인의 술 소비는 줄어들 줄 모르는 상황이다.

2008년 성인 1인당 소주 소비량은 74.40병(360ml 기준)으로 전년 72.04병에서 2병 이상 늘었다. 맥주(500ml 기준)는 109.83병을 마셔 전년 106.78병 보다 약 3병 더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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