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뷰]중국 긴축과 우리 증시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 2010.02.02 15:59
미국과 중국발 거시 악재가 돌아가면서 우리 증시를 괴롭히고 있다. 올해 들어 지급준비율 인상과 신규대출 제한 등 중국 당국의 강도높은 긴축정책 여파로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긴축 조치에 따른 통화증가율 하락 시점이 중국 증시 고점과 일치하거나 선행했다는 과거의 경험이 중국 증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의 악재가 되고 있다.

일단 공개된 카드인 '지급준비율 인상'에 따른 통화량 감소 효과와 증시 영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우선 지급준비율 인상의 효과는 금융기관별로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 일방적인 악재는 아니라고 본다. 작년 9월 기준 중국의 초과 지급준비율은 2.1%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0.5%p 상승했다.

은행 초과지급준비금이 충분하다면, 지급준비율 인상이 어느 정도 임계치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크게 구속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통화 승수면에서 지난 지급준비율 인상의 영향을 살펴보면 중국을 폐쇄경제로 가정하고 이론적인 통화 승수를 계산하면 통화승수의 최대치는 ‘1/지급준비율’이 된다.

지난달 12일 발표된 지급준비율 15.5%에서 16.0%로의 50bp(0.5%p) 인상은 2008년 4월에 이뤄진 지급준비율 인상과 같은 수준으로 통화량 감소효과는 3.1%에 그친다. 통화승수를 바탕으로 통화량 감소효과를 계산하면, 지급준비율이 높은 상태에서의 50bp 인상이 낮은 상태에서의 동일폭 인상보다 통화량 감소효과가 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급준비율이 곧 은행의 체력이라는 측면에서 직관적으로 이해 가능하다. 지급준비율이 이미 높은 상태에서 추가 지급준비율 인상의 한계부담은 크지 않다. 하지만 은행이 낮은 지급 준비율에 맞춰왔다면 갑작스런 추가 지급준비금 재고는 힘든 요구가 될 수 있다.

이제 주가의 반응을 보면 2006년 중반 이후 지급준비율의 지속적인 인상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는 동행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지급준비율 인상이 거듭될수록 코스피는 2007년 후반 고점을 찍고 급락양상을 보였다.

2007년 이후 지급준비율 인상이 증시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중국 과열의 부작용을 미리 반영한 증시와 뒷수습한 정책간 시차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사례를 포함하여 보다 긴 시계열로 봤을 때, 지급준비율과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한국 및 중국 지수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따라서 지급준비율 인상 자체가 반드시 증시에 악재라는 단순한 해석은 역사적으로도 맞지 않다. 물론 지급준비율 인상 시점에 증시가 급락하는 등 초반 증시 충격이 불가피했다는 공통점은 존재한다. 초반의 영향력이 강했던 것은 지급준비율 인상이 향후 긴축 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임을 암시하는 일종의 신호탄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현재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급준비율 인상은 향후 시행될 초강수(금리 인상)로 인한 공포감을 증시에 반영한다. 2004년 원자바오 중국총리의 긴축 선언 국면과 같이 중국이 긴축의 정도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 자체가 끊임없는 불안감을 양산하고 있다. 여기에 지급준비율 인상 이후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 제한 지시, 3개월물 증권발행금리 인상 등 다발적으로 나오는 긴축 정책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지급준비율 인상 발표가 있던 당일 대부분의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향후 1주일, 나아가 1개월의 등락률을 두고 본다면 지급준비율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신규 대출 측면에서도 지급준비율 인상 이후 증가와 감소가 번갈아 나타났다. 실제적으로도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인한 신규 대출의 감소 효과가 크지 않았다.

지급준비율 인상 발표 당일 급락을 보였던 경우 9건 중 절반 수준인 4건이 1주일 이후 등락률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나머지 경우에도 하락폭이 컸다고 볼 수 없다.

2007년 12월 지급준비율 인상 1개월 후 5.7%에 달하는 하락률을 보였지만 이 때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특수한 상황 때문이지, 지급준비율 인상의 직접적인 후폭풍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긴축이 증시에 미쳤던 영향은 증시의 급락으로 표출된 우리의 우려보다는 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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