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옴니아는 되고 아이폰은 안됐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박성희 기자 | 2010.02.02 16:42

'휴대폰'이냐 '컴퓨터'냐 인식 차이에서 기인

증권사들이 애플사의 아이폰에서 주식주문거래까지 가능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다음 주 초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같은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옴니아2 모델 등에서는 이미 주식거래가 가능해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스마트폰용 홈트레이팅시스템(HTS)의 주식매매 보안 심의를 통과했다.

애플의 아이폰 출시로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증권사들은 아이폰용 HTS를 내놓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당국이 아이폰을 통해 금융 거래를 할 때도 국내 PC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면서 증권사들은 시세조회만 가능한 HTS를 먼저 내놓은바 있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요구했던 공인인증서와 키보드 보안 문제를 해결해 아이폰에 주식거래 주문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됐다"며 "애플 앱스토어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등록, 심사하는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 주문기능 버전의 HTS를 다운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식주문거래는 이미 2001년부터 가능했다.
당시 스마트폰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PDA(휴대용개인단말기)를 통한 주식주문서비스가 시작됐다. 현재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전자의 옴니아2 모델 등을 통해 주식주문거래가 가능하다. 이 같은 서비스는 현재 SK증권, 동양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등 9개 증권사에서 제공하고 있다.

옴니아에서는 이미 가능했던 주식주문거래가 같은 스마트폰인 아이폰에서 아직 이뤄지지 않는 것은 금융당국이 최근 스마트폰에 대한 보안 규정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스마트폰전자금융서비스 안전대책마련 TF팀'을 마련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금융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안전 규정을 강화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PC(개인용컴퓨터) 인터넷뱅킹과 유사한 보안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넣으면 주식주문거래가 가능했지만, 공인인증서를 통해야만 주식주문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기존의 휴대폰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해킹의 우려가 없었지만, 스마트폰은 PC수준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여기에 악성코드가 감염된 스마트폰의 주식주문거래를 막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탑재하도록 했다. 이는 아이폰 뿐 아니라 모든 스마트폰에 적용된다.

SK증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규정을 충족하는 모바일 HTS 프로그램의 개발을 완료했다"며 "이를 조만간 모든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아이폰용 HTS 프로그램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 중계기와 통신사 서버까지 연결하는 선을 전용선을 사용하는 기존의 스마트폰 주식거래 방식과 달리 아이폰은 인터넷망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아이폰 주식거래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됐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거래에 대한 해킹은 중계기에서 서버로 정보가 움직일 때 이뤄진다. 중계기와 서버를 전용망을 통해 연결하면 보안이 유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SK증권 관계자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인터넷망을 쓰면 해킹 위험은 높아지게 된다"며 "전용망의 경우 해킹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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