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 새로운 10년의 환경

김경록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 | 2010.02.02 09:11
2010년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해다. 이전의 10년이 외환위기 이후였다면 향후 10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해당한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반등을 했다.

금번의 금융위기 이후도 우리나라 위기극복이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향후 새로운 10년도 외환위기 후처럼 도약의 기간이 될 것인가? 몇 가지 추세적인 환경의 차이를 유념해 봐야 할 것 같다.

첫째,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40대 인구는 200만 명이 증가했다. 이 계층은 가처분소득이 높을 뿐 아니라 평균소비성향도 타 연령층에 비해 5%포인트 이상 높다. 그리고 중대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왕성한 계층이다.

그러나 향후 10년은 인구구성 환경이 달라진다. 향후 10년 동안 40대는 30만 명 정도 감소하는 반면에 50대는 오히려 140만 명가량 늘어난다. 50대는 40대보다 의료비도 두 배 가량 쓴다. 은퇴자들 문제가 본격화되고 소비둔화가 발생한다.

둘째,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부채비율은 500%에서 100%로 급격히 감소하고, 대신 이것이 가계부채와 국가부채로 옮겨왔다. 국가부채는 199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8%에서 2009년에는 34%로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국가부채는 오히려 증가했다. 가계부채는 세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규모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것,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변동금리부 대출이라는 점이다. 국가채무는 위기시의 안전판이므로 우리나라와 같이 변동성이 큰 국가는 건전성 유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고령화와 저성장 국면에서 국가채무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을 안정되게 하려면 세금을 올려야 한다. 결국 이자비용 증가나 세금 인상은 가처분 소득을 줄인다.

셋째, 투자의 해외의존성 심화에 따른 국내투자 부진이다. 일본의 잠재성장률 하락의 약 60%가 투자부진에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2002년 7.4%의 투자증가율 이후 6년 동안 평균 증가율은 2.9%였다. 순환적인 문제보다는 추세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자본재를 국내에서 생산하기 보다는 수입해서 많이 쓰다 보니 설비투자 수입대체도(기계류 수입/내수출하 비율)가 2002년 42%에서 2008년 111%까지 계속 상승했다. 기업의 글로벌화에 따라 비용절감, 생산 및 영업 기반 현지화를 위한 해외투자가 계속 증가한다. 소비 부진이 겹치면 국내 투자 축소는 심화되고 악순환 고리를 형성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90년대 가격조정을 충분히 거친 부동산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40대 계층의 급성장으로 크게 호황을 보였다. 그러나 인구구성의 변화로 향후 10년은 부동산시장이 방향성을 달리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차입해서 주택을 구입하고 이에 대한 자본이득이 경제에 긍정적 상승효과를 가져왔다면, 이제 80%정도의 부동산을 보유한 우리나라 가계가 부동산가격이 오랜 정체에 접어들면 향후 어떤 영향을 받을지 조심스럽다.

세계적으로 테마가 되고 있는 ‘뉴 노말(new normal)’은 전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우리도 우리의 ‘뉴 노말’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내리막을 타 버리면 그 때 브레이크를 고치고 해도 이미 저만치 내려가 있다.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투자, 소비 등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고쳐 놓아야 한다.

많은 해법들이 나와 있다. 다만 뒤를 쳐다보지 않고 앞을 보며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10년은 매우 중요하다. 외환위기 이후의 10년과는 다르다. 10년이 지나면 인구의 눈덩이가 닥치며 사회의 역동성도 떨어지고 국가의 재정도 여유가 적어지게 된다. 향후 10년이 우리나라의 30년 미래를 결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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