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정유3사 압도한 'LG화학' 영업력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10.02.01 08:21

LG화학, SK에너지 등 정유3사보다 매출은 5분의 1, 이익은 합계보다 많아

유화업계의 지난해 경영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정유사와 석유화학업체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석유화학기업인 LG화학의 영업이익이 매출 규모가 훨씬 큰 정유3사의 영업이익 총계를 훨씬 웃돈 것으로 확인되면서 업종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그 동안 원유를 정제해 나오는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정제과정에서 유출되는 나프타를 원료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업종의 유사성 때문에 실적이 동조현상을 보였던 정유사와 석유화학업체들이 디커플링(실적 탈동조화) 현상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내놓은 SK에너지는 지난해 매출액 35조8181억원, 영업이익 9014억원, 당기순이익 69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7%, 52.3%, 22.3%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저조한 실적은 주력사업인 석유사업의 부진 때문. 실제 SK에너지는 석유사업에서 매출은 전년 대비 24.8% 줄어든 24조2607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97.2%나 감소한 349억원으로 나타났다. 석유사업의 경우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S-OIL)도 마찬가지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26조8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4.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94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소폭(1.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전환했지만, 2008년의 경우 사실상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내는 등 경쟁사에 비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나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에쓰오일도 매출이 전년 대비 24.2% 줄어든 17조4240억원, 영업이익은 76.9% 감소한 322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527억원으로 43.4% 줄었다.

반면 LG화학은 창사 이래 최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LG화학이 지난해 거둔 경영실적은 매출액 15조8007억원, 영업이익 2조2346억원, 순이익 1조5071억원 등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8.6%, 영업이익은 69.1%, 순이익은 50.3%가 각각 증가했다.


LG화학의 영업이익(2조2346억원)은 정유3사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한 1조9181억원보다 3000억원이나 더 많다. 매출액 규모는 정유3사(79조3311억원)가 LG화학보다 5배나 많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유사는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감소와 함께 원재료인 원유가격과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 사이의 정제마진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저조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유화학업체의 경우 중국이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며 "정유사들도 그나마 석유화학사업 덕분에 영업손실을 만회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유사들은 올해 업황이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최근 "연초 수급개선이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대조적으로 좋아지고 있다"며 "상반기엔 회복세가 더디더라도 하반기엔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도 "글로벌 경제회복 추세에 따라 국제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며 "주로 이머징 마켓에서의 수요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화학업계도 당초 중동 및 중국의 석유화학설비 신증설로 공급 과잉이 예상되면서 업황이 꺾일 것으로 봤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 흐름과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정책 기조 유지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은 시황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올 1분기 들어서도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등 (사업전망이) 괜찮을 것"이라며 "시장에선 20~30% 정도 나빠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그렇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나빠지더라도 미미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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