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건설사 부도설..명동 폭풍전야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2.01 07:15

[명동풍향계]건설사 부도설 횡횡…워크아웃 건설사 채권은행 간 갈등

사채시장에서 건설사들의 부도설이 횡행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신규 분양이 잘 이뤄지지 않아 현금흐름이 저하된 상황에서 일부 채권은행이 자금회수를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채업자들도 부도설의 진위를 가리며, 자금회수에 나설지를 저울질 하고 있다.

◇꼬리에 꼬리무는 부도설=지난주 명동 사채시장은 중견 건설사들을 둘러싼 부도설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런 소문에는 업체 내부의 구체적인 정황이 포함돼 있어 상당히 신빙성이 높다는 게 업자들의 판단이다.

지방 중견건설사인 A사는 현재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나, 직원들에게 이를 비밀에 부쳐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 소문이 날 경우 자금 마련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현재 진행 중인 아파트 분양도 미진하고, 지난해 용지 매입 목적으로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한 탓에 이 회사의 재무상황은 갈수록 악화되는 모습이다. A사는 최근 명동 사채시장에 100억원 단위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기도 했다.

상장사인 B사는 직원들이 회장의 비리와 관련, 청와대에 탄원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또 하청업체에선 납품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건설 현장의 각종 유체동산에 대한 경매를 실시하고 있다. 또 다른 건설사인 C사도 모기업의 자금난 여파로 부도설이 돌며 어음만기 일자가 기존 90일에서 120~180일로 연장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주택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입주율이 낮아지고 신규사업마저 축소되면서 건설사들의 현금흐름이 급격이 저하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은행들이 건설사에 대한 자금회수를 본격화하고 있어 건설사들이 겪는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워크아웃 건설사인 D사의 주 채권 은행인 F은행은 최근 D사의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 자금회수를 결정하면서 다른 채권은행과 마찰을 빚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은 채권은행의 지원에 따라 회생여부가 결정된다"면서 "기업회생과 자금회수를 놓고 채권은행 간 의견이 달라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전세금 대출 시장 확대=사채업자들 사이에선 전세금 대출이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전세값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정부의 주택대출 억제정책으로 돈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사채시장으로 몰리고 있어서다.

명동에서 영세한 규모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한 사채업자의 경우 지난 연말부터 주택자금 대출에 주력하기 시작한 이후, 올해 들어서만 신규로 취급한 전세금 대출 및 주택대출 규모가 15억을 상회했을 정도다.

명동 관계자는 "업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주택대출을 옥죈 덕분에 먹고 살 길이 생겼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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