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아차와 김상현 그리고 '트리플 크라운'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10.01.31 16:31

기아차 실적발표회장서 지난해 최고의 활약 펼친 닮은꼴 김상현과 기아차 닮은꼴

↑지난해 11월 16일 미국 기아차 조지아 공장서 첫 생산된 '쏘렌토 R' 출고 기념식. 올해 기아차는 쏘렌토R로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해 홈런 36개, 타점 126타점, 장타율 6할3푼2리를 기록, '홈런·타점·장타율' 1위에 오르며 프로야구 MVP를 차지한 기아타이거즈 김상현과 매출 18조4157억원, 영업이익 1조1445억원, 당기순익 1조4503억원으로 사상최대 '매출· 영업이익·순익'이라는 트리플크라운(3관왕)을 달성한 기아차는 닮은꼴이다.

특히 김상현은 1군보다 2군에 있던 시간이 더 길었던 선수였고 기아차는 만성 적자 기록을 갖고 있었던 터다. 지난해 성적에 대한 김상현과 기아차의 감회 또한 각기 남다르다.

지난 29일 열린 기아차 실적발표회(IR)는 김상현이 생애 첫 만루 홈런을 기록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이 동영상은 기아차의 지난해 31일 종무식 때 직원들에게도 상영됐다.

2000년 해태에 입단한 후 해태가 기아로 바뀐 2001년 프로선수로 첫 시즌을 맞이한 김상현은 그해에 LG로 방출됐고 기나긴 2군 생활을 시작했다. '파워는 좋으나 변화구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김상현은 가능성만 있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해 4월 19일 기아로 이적한 뒤 달라졌다. '좌절이나 포기 대신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배트를 잡았고 시즌 MVP는 물론 팀을 11년 만에 정상의 자리에 세웠다.


기아차 역시 정의선 부회장이 뿌린 '디자인 기아'를 모토로 모기업인 현대차와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전년 대비 26.5% 증가한 194만 대를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했다. 이는 현대차에 인수되기 전인 1998년 기록한 36만6558대보다 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영상은 기아차에는 배트 대신 용접봉과 펜을 들고 야구의 더블헤더(하루에 두 경기를 진행하는 것)보다 긴 밤을 샌 3만2000명의 김상현이 있었기에 이같은 성과가 가능했다며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로 끝맺는다.

기아차는 올해 미국 땅에서 생산된 첫 모델인 '쏘렌토R'을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며 남아공월드컵 공식 후원사로써 본격적인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의 도약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김상현도 최근 스프링캠프를 떠나기에 앞서 "내 자신과 화끈한 승부를 벌여야 겠다"며 "치고받고 뒹굴고 치열하게 싸우다 오겠다"고 올 시즌의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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