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 인수, STX-대우조선-아랍펀드 '3파전'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10.01.29 09:27
중견 조선업체 대한조선 인수를 위한 대형 조선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지난 8일 마무리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 아랍계 펀드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향서 접수 시한은 지났지만 매각작업이 시급한 만큼 채권단은 인수 희망자를 추가적으로 물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국내 중견 중공업업체 한 곳이 채권단에 뒤늦게 인수의사를 타진해와 인수전이 다각화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대한조선은 대주그룹 계열사로 전남 남해에 14만㎡ 규모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중소조선사 구조조정을 위한 신용평가에서 가까스로 퇴출을 면해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1개 도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기수주물량을 소화하며 조선소가 정상 가동되고 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매물로서는 매력적이다. 현재 가동 중인 중형 도크는 당초 대한조선이 초대형 선박 건조가 가능한 도크로 확장할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 이미 일부 확장 공사가 진행됐다. 확장이 완료되면 초대형(VLCC급) 선박 건조도 가능하다.

특히 대한조선 부지는 조선소 인근 절벽이 천연 안벽(선박 접안을 위해 항구에 조성되는 수직 벽) 역할을 할 수 있어 조선 사업에 최적의 부지로 손꼽혀왔다. 항구 주변에 흐르는 해수도 선박 입-출항에 유리해 대형 조선업체들의 조선소 확장계획에 빠짐없이 물망에 올랐었다.


또 대주그룹이 대한조선과 연계해 구성하려던 배후산업단지용 부지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향후 조선소를 확장하거나 별도로 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도 충분하다.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 등을 감안할 때 해외 매각 가능성은 사실상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 간 경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업계는 인수전이 급물살을 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STX조선의 입장에서는 협소한 진해조선소의 추가확장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대한조선 부지가 탐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선박 발주가 뚝 끊긴 상황에서 이미 중국 대련에 초대형 조선소를 가동하고 있는 만큼 생산능력 확대에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으로서도 대한조선 인수에 성공한다면 중국 옌타이에 가동 중인 블록공장과 서남해안에 위치한 대한조선, 그리고 거제조선소를 잇는 조선벨트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 스스로가 매각 작업의 대상인 만큼 채권단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M&A를 단행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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