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페가수스 쏘나타F24, 뉴턴을 울리다

제주=서명훈 기자 | 2010.01.28 09:04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페가수스(Pegasus)를 아는가? 우리에겐 날개 달린 말, 천마로 더 유명하다. 갈기를 흩날리며 땅위를 달리는 것으로는 모자라 비상하는 새가 되기를 꿈꿨던 페가수스.

새 심장을 달고 나타난 현대차 ‘YF쏘나타 2.4 GDi’는 한 마리 페가수스였다. 희미하게 느껴지는 갯내음과 차 너머로 보이는 겨울바다 탓이리라(페가수스의 아버지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다).

◇YF쏘나타 2.4 GDi, 뉴턴을 울리다
지난 26일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린 시승회에서 첫 대면한 YF쏘나타 2.4 GDi는 외관상으로는 2.0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 했다. 달라진 점이라면 높아진 엔진 성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듀얼 머플러가 적용된 정도다. 차체 길이와 폭이 각각 5mm와 15mm 더 커졌지만 눈으로 분간하기란 불가능했다.

서둘러 운전석에 올랐다. 새 심장의 성능을 빨리 느껴 보고 싶어서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묵직한 엔진음이 들려온다. 2.0의 엔진음에 비해 한 옥타브 낮은 느낌이다.

도로주행에 앞서 테스트 코스를 먼저 돌았다. 테스트 코스의 시작은 슬라럼 코스. 시속 70km와 80km로 통과했지만 전혀 방향전환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차량자세제어장치(VDC)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는데다 1인치 커진 17인치 타이어가 든든하게 지탱해 준 때문이다.

90도 커브에 이어 270도 급커브가 저멀리 보인다. 속도를 70km 이상 내달리다 급제동 후 핸들을 재빨리 꺾어 보기로 맘을 먹었다. 과연 차가 버텨줄 수 있을까. 차를 한번 믿어 보기로 했다.

꺾이는 각도에 따라 몸만 약간 쏠릴 뿐 이내 코너를 돌아 나온다. 높아진 엔진성능을 뒷받침해 주기 위해 서스펜션을 2.0에 비해 좀 더 딱딱하게 세팅한 이유다. S자 코스와 270도 커브를 한 차례 더 만났지만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다. 기술로 관성의 법칙을 보기 좋게 이겨냈다. 뉴턴이 울고 갈 일이다.

테스트 코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GDi 엔진의 놀라운 반응 속도다.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차가 튀어 나간다. 연료를 연소실 내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GDi, Gasoline Direct Injection)의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다.

GDi 기술 덕분에 최고출력이 201 마력에 최대토크가 25.5kg.m까지 높일 수 있었다. 일반 2700cc급 준대형급 차량용 엔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엔진 회전수에 따라 흡기밸브와 배기밸브의 타이밍을 조절하는 흡배기 가변 밸브 기구와 엔진 회전과 부하에 따라 흡입통로를 조절, 출력을 높여주는 가변흡기 시스템(VIS)이 더해지면서 리터당 13km까지 연비가 향상됐다.

길을 나섰다. 5·16 도로가 먼저 반긴다. 가파른 경사에서도 힘이 남아도는 느낌이다. 급커브에서도 한 손으로 핸들을 돌리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부분은 승차감. 도로 확장공사로 노면 상태가 아주 나쁜 구간을 여러 차례 만났지만 노면의 진동이 크게 전달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진폭감응형 댐퍼가 한 몫했다.

YF쏘나타 2.4 GDi의 다른 진면목은 90분여를 달려 도착한 숙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주차를 위해 후진기어를 넣는 순간 룸미러에 후방카메라의 영상이 그대로 보여진다. 더 이상 내비게이션과 룸미러를 번갈아 보면서 주차를 하던 번거로움은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이 역시 동급최초로 적용됐다.

◇토요타 캠리 vs YF쏘나타 2.4 GDi
이번 시승회의 또 다른 재미는 YF쏘나타 2.4 GDi와 토요타의 명차 ‘캠리’와의 비교 체험. 기존 2.0모델과 2500cc 캠리의 성능을 비교하는데 다소 무리가 있었다.

키를 돌리자 캠리 역시 부드럽게 시동이 걸린다. 엔진음이나 소음은 두 차종 모두 합격점이다. 창문을 모두 닫고 있으면 시동이 걸려 있는지 꺼져 있는지 헷갈릴 정도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캠리 역시 부드럽게 나아간다. 다만 급가속시 반응성이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다. YF쏘나타 2.4는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차가 앞으로 튀어나가는데 반해 캠리는 한 템포 쉰 다음 나아가는 느낌이다.

승차감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다소 선호도가 갈릴 것 같다. 과속방지 턱을 넘었을 때 캠리는 마치 물침대에 앉아 있는 느낌이라면 YF쏘나타 2.4는 일반 침대에 앉은 듯 했다. 캠리의 서스펜션이 더 부드럽게 설정된 때문이다.

서스펜션의 차이는 코너링에서도 나타났다. 서스펜션이 딱딱한 YF쏘나타 2.4가 급커브에서 차량 흔들림이 다소 적었다. 이는 타이어 크기에 따른 측면도 있다. 캠리는 16인치인 반면 YF쏘나타 2.4는 17인치(스포츠형 18인치)을 채택하고 있다.

핸들링은 두 차종 모두 나무랄데가 없다. 다만 YF쏘나타 2.4에는 MDPS가 장착된 탓에 핸들을 돌리기가 한결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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