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LG폰의 초라한 내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10.01.27 17:37

작년 1억1800만대 사상 최대 판매량 기록...4Q 영업이익률 1.7% 추락

LG전자 휴대폰이 지난해 사상 최고인 1억18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내달렸다. 하지만 성장에 비해 내실은 초라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11%에 비해 2.7%포인트 떨어진 7.3%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1억1800만대 10%대 점유율 안착

LG전자는 27일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휴대폰사업은 매출 3조8898억원, 영업이익 665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전분기(3160만대)와 전년동기(2570만대)에 비해 각각 7%와 32% 늘어난 3390만대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기준으로 휴대폰사업에서 매출 17조669억원, 영업이익 1조2509억원, 판매량 1억1800만대를 달성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이 아직 4분기 세계시장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LG전자는 지난해 전년 1억70만대에 비해 17% 늘어난 1억18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 목표대로 세계시장 점유율 10%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시장의 판매량이 늘어난데다, 유럽시장에서도 쿠키 등 주력모델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또한 중남미, 중국, 중앙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도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전분기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17.3%나 증가하는 등 두드러진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저가폰을 앞세운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통해 경영난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의 시장을 잠식하면서 상대적으로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Q영업이익률 1.7% 추락...초라한 내실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10%대에 안착이라는 성장을 일궈냈지만, 내실은 초라하다는 지적이다. LG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한자리수인 7.3%를 기록했다. 심지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1.7%에 불과했다.

LG전자는 영업이익 감소는 판가인하 및 유통재고 소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가폰 중심의 신흥시장 판매비중이 늘어난데다 4분기 연말시즌을 맞아 재고물량을 저가에 밀어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LG전자 휴대폰의 대당판매단가(ASP)는 지난해 2분기 139달러를 기록했다가 이후 3분기 123달러, 4분기 111달러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야심차게 선보인 아레나, 뉴초콜릿 등 풀터치 프리미엄폰들이 세계시장에서 기대에 못치지는 성적을 거둔데다 급성장중인 스마폰 시장에 대한 대응이 늦어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고가폰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것도 영업이익률 악화의 한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2010년 1억4000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13%를 차지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도 “올해도 영업이익률에 대해서는 시장을 확대하면서 최소한 가져갈 수 있는 숫자만 되면 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내실보다는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도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두자리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LG전자가 3위에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추동력을 확보하려면 급성장중인 스마트폰 등 고가폰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져 내실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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