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살아난다...북적이는 공항, 가전매장

원종태 진상현 최석환 김희정 기성훈 김보형 기자 | 2010.01.28 08:30

1월 국제선 탑승객 사상최고..TV,자동차,유류 판매 호조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수백 만 원 대 대형 TV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고, '노후차 세제 지원 종료'에도 자동차 판매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1월 국제선 탑승객 수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소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소비 증가-> 기업 이익 증가 -> 투자->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경기 선순환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해외로 출국하는 국제선 탑승객 수가 크게 늘었다. 대한항공은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국제선 탑승객 수가 105만 5400명으로 지난해 92만3000명에 비해 13만 명(14.1%)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1월 전체 국제선 탑승객 수는 120만 명으로 역대 1월 중 가장 많은 승객을 수송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2008년의 115만 명이 가장 많았다. 아시아나항공도 1월 국제선 탑승자수가 87만 명으로 예상돼 종전 최대 기록인 2008년의 78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신종플루와 경기침체 등으로 여행을 미뤄왔던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월 1500원대 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는 1100원대로 떨어져 원화가치가 상승한 것도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대형 가전제품 판매도 호조세다. LED(발광다이오드) LCD(액정표시장치) TV 등 수백 만 원을 호가하는 가전제품들의 판매량이 지난해와 달리 눈에 띄게 잘 팔리고 있다.

하이마트는 올 들어 26일 현재까지 대형 TV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졸업 입학시즌을 앞두고 컴퓨터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각종 컴퓨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5% 늘었고, 예약 판매를 시작한 에어컨도 구입 문의도 이전보다 20∼30% 증가했다고 하이마트측은 밝혔다.

강대현 하이마트 대치점 지점장은 "수백 만 원에 달하는 LED TV의 경우 TV 구입의사가 있는 10명 중 7~8명이 관심을 보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정부의 세제 지원이 종료돼 걱정했던 자동차 판매도 강세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5개 완성차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지난 1~20일까지 판매한 승용차는 총 6만549대로 지난해 1월 전체 판매량의 82%선을 기록했다. 통상 20일부터 말일까지의 판매량이 전체 월별 판매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1월 내수 판매는 11만 대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8년 1월 9만7358대, 2007년 1월 9만5228대 보다 많은 규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1000만 원 이상의 고가 내구재인 만큼 일시적인 성과급 지급으로 인한 효과보다는 경기 회복세와 밀접한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차 구매 고객 가운데 80% 이상이 할부 금융을 이용해 최근의 자동차 구매에는 미래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깔려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 석유제품 소비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정유사의 업황은 나빴지만, 4분기 들어 휘발유와 나프타, 항공유, 액화석유가스(LPG) 등의 소비가 늘면서 전체적인 소비량 증가를 견인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석유제품 전체 소비는 지난 2008년과 비교해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월별로는 증감이 혼재하기는 하지만 10월(9.9%), 11월(7.9%), 12월(2.9%)로 4분기 들어 큰 폭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초 소비 회복에는 경기 회복과 함께 연말 연초 기업들의 성과급 지급, 환율 하락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형 TV, 자동차 등 고가 제품 위주로 소비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어 소비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40년간 남대문에서 장사를 해왔다는 남성용 옷가게 주인 박 모 씨는 "경기가 풀린다지만 백화점이나 할인점과 달리, 재래시장까지 온기가 전해지려면 아직 멀었다"며 "오히려 작년보다 장사가 더 안 되고 있고 할수록 밑지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남대문 여성용 모피전문상점의 김 모씨는 "날씨가 도왔다. 올해는 모피가 패션 아이콘으로 부상해 재미를 좀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초 역자산 효과로 움츠러들었던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불황 이후 중저소득층의 상대적인 소외가 나타날 우려가 있는 만큼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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