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해외진출 러시, 엘도라도? 일장춘몽?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1.28 09:36

[부동산PF 홍역, 대부업체 경쟁 등으로 대안 모색]

저축은행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대출로 홍역을 치른데다, 소매금융시장에선 대부업체에 밀려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서다.

◇해외로, 해외로=2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동부저축은행은 다음달 태국국립저축은행(GSB)과 포괄적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국영 저축은행인 GSB는 태국 전역에 598개의 점포를 보유한데다, 자산규모가 30조원(원화기준)에 이르는 태국 최대 저축은행이다.

김하중 동부저축은행 사장은 "태국 내 전국적인 영업네트워크를 갖춘 저축은행인만큼 이번 제휴로 태국 투자 시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GSB와 함께 태국에서 다양한 공동 투자활동을 펼치고 시장조사를 함께 수행하는 등 파트너십을 굳건히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베트남, 캄보디아, 카자흐스탄에서 중국과 홍콩 등으로 투자처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 연말부터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운영하는 중국·홍콩 증시 투자신탁펀드에 대한 투자규모를 대폭 늘렸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전일상 IB금융팀장은 "중국 내국인만 투자할 수 있는 상하이 A증시에 투자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는 내는 PCA의 '차이니스 엑세스 A쉐어 투자펀드'에 최근 투자했다"며 "미국 경기 침체로 전망이 좋지 않은 중국 수출주에 대한 비중은 낮추고 내수와 밀접한 종목에 대한 비중을 높인 상품이라 수익성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기존 해외 투자처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2008년 캄보디아에 설립한 프놈펜커머셜뱅크는 설립 6개월만인 지난해 2월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한편 현지 영업망을 추가로 설립하며 시장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김양 회장의 진두 지휘 하에 브라질채권과 해외 에너지 관련 펀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석유 관련 ETF에 300억원을 투자해 210억원의 이익을 올렸고, 원자재 펀드에선 300억원의 이익을 냈다"면서 "이 외에도 세계 최대 풍력 터빈 제조사인 베스타스와 손잡고 풍력발전사업에도 최근 투자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토마토저축은행도 최근 동남아 시장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토마저축은행은 이를 위해 최근 한국시티그룹캐피탈에서 영업 총괄 상무를 지낸 원종만씨를 IB부문 상무이사로 영입했다. 원 상무는 동양증권에서 동남아 기업 인수합병(M&A) 및 PF 업무를 총괄했으며, 96년엔 동양종금 홍콩현지법인 사장을 역임하는 등 동남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PF 부실로 홍역을 치른데다 중소기업 경기 회복이 더뎌 기업여신을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을 수밖에 없어 대형사들이 경쟁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감독당국, 해외투자 주시=대형저축은행들의 잇따른 해외투자에 금융당국은 경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PF 부실 여파가 가시지 않은데다, 세계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섣불리 해외 투자 규모를 늘릴 경우 자산 부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식투자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로 해외 시장 투자규모를 대폭 늘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들 저축은행에서 투자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치적 리스크가 높아 투자 이후 사후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리스크 부담이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각국 정부가 출구전략 시점을 저울질 하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정부가 최근 부동산담보대출 기간을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등 출구전략을 본격화하는데다 올 상반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내수관련 종목은 지난해 상승폭이 컸던 만큼 추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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