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스마트폰 HTS 제동 "보안 선결돼야"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10.01.27 16:12
아이폰 국내 출시로 스마트폰 열풍이 거센 가운데 발빠르게 스마트폰 전용 주식거래시스템을 내놓으려던 증권사들에 감독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이폰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개발을 진행중인 곳은 동양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이다.

이들 증권사들은 HTS 기술 개발 막바지 단계로, 빠르면 2월 초 시세조회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그러나 HTS의 핵심인 주식주문 서비스는 보안 문제가 남아 있어 출시되려면 한 달 여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KB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아이폰 전용 주식트레이딩 어플리케이션을 내놨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할 뿐 주문은 고객센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 진정한 의미의 'HTS'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개발 및 금감원의 보안심의 문제로 주문기능은 적용되지 못했다"며 "2월 중순경 주문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증권사들이 HTS 서비스 출시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 뒤늦게 보안문제를 거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각 증권사에 '스마트폰 전자금융서비스 안전대책'이라는 메일을 발송해 인터넷 뱅킹과 결제 등 전자금융서비스를 이용할 때 PC 수준의 사용자 인증이 가능하도록 권고했다.

공인인증서를 통해 다단계 가입자 확인절차를 거치고 전자서명을 의무화한 한편 키보드 보안 및 주문내역 암호화 등이 골자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도 반드시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고 업체는 애플리케이션에 백신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현재 각 증권사들이 증권전산을 거치지 않고 자체 인증서 개발을 통해 먼저 스마트폰 전용 HTS를 출시하려고 경쟁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당국이 요구한 보안 권고사항이 현실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의 상당수인 아이폰의 경우 운영체제(OS)가 달라 기존 윈도 체제에서 사용중인 인증서와는 호환이 안 된다"며 "아이폰 OS에선 음악 재생 외 두 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이뤄질 수 없어 HTS와 인증서가 동시에 작동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키보드 보안이나 백신도 이용자가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위해 스스로 잠금장치를 해킹할 경우에만 위험할 수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꼬집었다.

현재 일부 은행이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에 인증서를 내장하는 방식 등으로 전자금융거래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이는 오히려 기존 정부 정책에 위반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킹을 우려해 인증서를 PC에 저장하지 않도록 해 놓고 은행이나 증권사 서버에 인증서를 잠시 보관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도 PC 수준의 보안 대책이 마련돼야 안전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지 않겠냐"며 "제시한 보안 절차를 다 갖추고 심의를 받으면 주문도 가능한 HTS를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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