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작년에 426억弗, 올해는 170억弗?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10.01.27 11:29

불황형.환율효과 평가 속 사상최대 흑자..올해 절대규모는 반감예상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규모와 자본수지 순유입이 나란히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위기의 한복판에서 거둔 호성적이긴 하지만 불황형 흑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불황형 흑자(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로 나타난 흑자)의 정상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1분기에도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환율에 영향을 주고 환율이 다시 상품수지 등 경상흑자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상최대 경상흑자.자본유입…불황형 꼬리표
한은이 27일 내놓은 ‘작년 국제수지 동향’을 보면 경상수지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426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의 원동력은 561억3000만 달러에 달하는 상품수지 흑자다.

하지만 상품수지 흑자에는 불황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지난해 수출은 3735억 달러로 전년보다 13.7% 줄었는데도 흑자규모는 사상 최대다. 수입이 3174억 달러로 전년보다 25.7% 줄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효과를 본 환율 효과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도 있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침체의 영향을 받은데다 유가가 전년에 비해 배럴당 40달러 가까이 떨어지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11월 전후부터는 수입과 수출 모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늘어나는 등 불황형 흑자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자본계정도 264억5000만 달러 순유입으로 2008년 말의 달러 부족 사태에서 벗어났다. 특히 증권투자 면에서는 지난해 506억80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사상최대 순유출을 기록했던 외국인증권투자가 지난해에는 사상최대 순유입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불안감은 없나…수출 편중.환율·유가 변수
사상 최대의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 상품수지 면에서는 지역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을 전후해 수출 증감률이 플러스(전년 동월 대비)로 전환된 중국, 동남아, EU 등과 달리 미국, 일본 쪽으로는 여전히 수출 회복이 뚜렷한 모습을 보이지 못 하고 있다. 미국 등의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 한 상황에서 중국의 긴축 정책이 뚜렷해지면 수출 타격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대중국과 동남아 수출이 전년보다 93%, 47.8%가 늘어난데 비해 대미국, 일본 수출은 -3.8%, 3.4%의 미미한 증감을 기록했다. 수출 품목 면에서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가전제품, 화공품 등의 편중이 뚜렷하다. 경기회복으로 유가 상승이 맞물릴 경우 상품수지 흑자 규모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자본계정면에서도 환율, 선진국과 중국 등의 경기회복과 긴축정책 등에 따라 변동 우려가 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주식과 채권은 변동성이 큰 자금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단기간에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리먼 브러더스 파산 등 금융위기 위험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8년 10 ~ 11월에는 자본계정에서 각각 234억 달러, 134억 달러가 빠져나간 바 있다.

경상흑자 절대규모도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170억 달러 내외로 예상했고 정부와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150억 달러 전후의 경상흑자를 예상했다.

이밖에 환율과 유가 변수도 주목거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환율이 10% 떨어지면 경상수지 흑자가 88억7000만 달러 감소하고 국제유가 역시 10% 오를 경우 경상수지 흑자는 19억9000만 달러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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