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입 열자'는 친이 vs '입 닫자'는 친박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1.27 10:58

정부, 27일 세종시 개정안 입법예고

"공개 토론하면 당에 분란만 가져올 것"(친박계 허태열 의원)
"어렵고 시끄럽다고 피해갈 문제 아냐"(친이계 장광근 사무총장)

27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당 내 토론을 해야 할지 말지를 두고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간에 논쟁이 붙었다.

장광근 사무총장 등 친이계와 소장파는 계파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말고 드러내놓고 토론을 하자는 입장을 보인 반면, 허태열 최고위원 등 친박계는 토론은 당내 분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당분간 논의를 자제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친박계 박종근 의원은 "정부가 오늘 세종시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하는데 당 내에서도 의견대립이 첨예하고 야당, 지역의 반발이 흉흉한 상황에서 과연 이렇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먼저 비효율의 문제와 지역 간 감정적 대립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또 정부와 당 간 전격 협의가 광범위하고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이계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 문제는 어렵고 시끄럽다고 해서 피해가서도 안 되는 문제"라며 "모두 당의 운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기 때문에 진정성과 인내심을 갖고 충분히 토론하되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맞섰다.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은 먼저 "세종시 수정안을 강제적으로 당론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계파적 이혜관계에 매몰돼 민주적 절차와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며 "박근혜 전 대표가 원안 프러스 알파를 내세우면서 당 내 토론을 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 절차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은 "세종시는 입장이 워낙 첨예해 공적인 토론을 붙일 경우 결론도 내지 못하면서 당에 분란만 가져올 것"이라며 반박했다.

허 최고위원은 "결국 결론을 내지도 못하고 (계파 간)앙금만 생길 것"이라며 "지도부는 토론을 통해 생산적인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희태 전 대표는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한간에는 분당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퍼져 있다"며 "이런 불안한 상태의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를 지지하던 많은 국민이 우리 곁을 떠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구국을 한다든지 하는 그런 거창한 생각은 아니지만 적어도 구당은 해야겠다"며 "이 시기에 한 번 더 단합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단생산사(團生散死)의 정신을 각자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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