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61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습니다. 이중 310명이 이 제도에 지원했습니다. 부 지점장급 이상 희망퇴직자가 450명임을 감안하면, 나이 많은 직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노사 합의를 통해 도입된 이 제도는 '관리전담계약직'과 '관리지원 계약직'으로 이뤄졌습니다. 희망퇴직 직원 중 관리 역량이 있는 직원을 전환 채용, 각 영업점 관리를 맡게 하는 방식입니다.
지원자 중 일부 결격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오는 3월부터 연수를 받게 됩니다. 이후 4월쯤 현장에 투입되고, 6월에 본격적인 업무를 하게 됩니다. 이 제도로 채용되면 △영업점 1일 점검 △전임 감사업무 수행 △전행 여신 감리 △여신 승인조건 사후이행 △특명 사항에 대한 검사 수행 △자금세탁방지 모니터링 등의 업무를 맡습니다.
직원들은 퇴직으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고, 은행은 적은 비용으로 전문 인력을 활용해 내부 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희망퇴직자 중 이 제도로 다시 은행에 들어오는 직원은 은행 내규에 나오는 계약직 급여체계에 근거해 일정액을 받게 됩니다.
은행권에서 이 제도를 눈 여겨 보는 이유는 올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해서입니다. 이들이 갖고 있는 퇴직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다는 배경에서 은행권에선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 외환위기 당시 수 십 개의 은행이 쓰러지면서 수많은 은행원들이 아무런 준비도 못한 채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후 은행은 더 이상 안정된 직장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갈수록 그런 인식은 더욱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이 제도를 통해 퇴직한 직원들이 적어도 2∼3년 간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이 제도를 활성화할 방침입니다. 신한은행의 새로운 인사제도가 다른 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해집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