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후 다시 은행원 되는 신한은행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1.26 15:52

[현장클릭]희망퇴직 한달, 퇴직자 50%이상 재취업 프로그램 몰려

신한은행이 지난해 말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재취업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은행원들을 예전보다 적은 급여를 주면서 다시 고용하는 새로운 인사 제도입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61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습니다. 이중 310명이 이 제도에 지원했습니다. 부 지점장급 이상 희망퇴직자가 450명임을 감안하면, 나이 많은 직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노사 합의를 통해 도입된 이 제도는 '관리전담계약직'과 '관리지원 계약직'으로 이뤄졌습니다. 희망퇴직 직원 중 관리 역량이 있는 직원을 전환 채용, 각 영업점 관리를 맡게 하는 방식입니다.

지원자 중 일부 결격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오는 3월부터 연수를 받게 됩니다. 이후 4월쯤 현장에 투입되고, 6월에 본격적인 업무를 하게 됩니다. 이 제도로 채용되면 △영업점 1일 점검 △전임 감사업무 수행 △전행 여신 감리 △여신 승인조건 사후이행 △특명 사항에 대한 검사 수행 △자금세탁방지 모니터링 등의 업무를 맡습니다.

직원들은 퇴직으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고, 은행은 적은 비용으로 전문 인력을 활용해 내부 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희망퇴직자 중 이 제도로 다시 은행에 들어오는 직원은 은행 내규에 나오는 계약직 급여체계에 근거해 일정액을 받게 됩니다.


은행권에서 이 제도를 눈 여겨 보는 이유는 올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해서입니다. 이들이 갖고 있는 퇴직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다는 배경에서 은행권에선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 외환위기 당시 수 십 개의 은행이 쓰러지면서 수많은 은행원들이 아무런 준비도 못한 채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후 은행은 더 이상 안정된 직장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갈수록 그런 인식은 더욱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이 제도를 통해 퇴직한 직원들이 적어도 2∼3년 간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이 제도를 활성화할 방침입니다. 신한은행의 새로운 인사제도가 다른 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해집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4. 4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
  5. 5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