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먹는다'는 오명을 쓴 국회에서 지역민심을 좀 더 가까이서 듣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토끼처럼 부지런하면서 거북이처럼 꾸준하게 일하는 의원들이 있다.
정 의원은 16대 국회의원을 지내던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해 거르지 않고 지역구인 울산에서 하루 동안 택시기사가 된다. 보통의 택시기사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사납금도 채워 회사에 입금하는 하루 일과를 빈틈없이 마친다.
택시를 탄 손님들 가운데 정 의원이 누군지 알아보는 이도 있고 끝내 모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정 의원은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 지역 속사정을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어 민심을 먹고사는 의원들에게는 최고의 '민심 창구'"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이제는 고정적인 '의정활동'이 돼 버렸다. 조찬 모임이나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한 의원은 일주일 가운데 수업이 없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곤 매일 아침 어린이들의 안전 지킴이가 돼 준다.
자칫 표를 의식한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어 주변에 알려지길 꺼려했다는 한 의원은 육아와 관련된 법안 발의에도 열성이다. 아이들의 안전도 돌봐주면서 자연스레 학부모들의 얘기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의정활동인 셈이다.
거리가 먼 서울에 살면서 행사 때마다 지역구를 방문하느니 차라리 지역에 살면서 가까이에서 지역민들의 얘기를 더 자주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민심을 듣는 것과 더불어 한 달에 한 번씩 독거노인을 방문해 도시락을 전달해 주는 '실천'도 앞으로 꾸준하게 행해 나가겠다는 초선 의원의 포부가 당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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