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0.2% 성장 이유는 바로 이것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10.01.26 11:56

OECD국가 중 플러스 성적 호주·한국뿐, 4분기 지표는 둔화

작년 경제 성적표에 대해 위기 직후 비상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 소비, 재정 투입, 건설투자 등이 주로 성장을 견인했고 하반기 들어서는 민간소비도 회복세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고 출구전략 시행 등과 맞물리면 경기회복 기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지난해 2~3분기의 급속한 회복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조정과정이라며 성장동력 기반은 여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위기 대응 성공적..OECD내 우등생
작년 연간 GDP 성장률은 0.2%였다.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이긴 했지만 금융위기의 충격을 감안하면 호성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한국과 호주만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호주는 자원 수출에 의한 것이 주로지만 우리나라는 정부 재정투입, 민간소비 회복, 수출 등이 어우러진 결과로 선방을 넘어선 차별화된 성적표라는 긍정적 해석도 나온다.

한은 김명기 통계국장은 "작년에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자원이 많은 호주를 제외하면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했다"면서 "한국이 비교적 금융위기 충격을 잘 흡수했다"고 말했다.

97 ~ 98년 외환위기 직후의 상황과 비교해도 최근의 대응과 성적표가 좋았다는 분석도 있다. 한은은 외환위기 당시에는 6분기만에 충격에서 벗어난 반면 이번 금융위기 때에는 4분기 만에 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위기가 없었다는 전제 하에 과거 3년간 성장추이를 감안한 성장률과 실제 성장률의 차이가 외환위기 때 11.7%포인트였던 반면 금융위기 땐 4.3%포인트로 1/3 수준이었다.

분기별 성장 기여면에서는 1 ~ 2분기에는 정부 소비와 수출이 2 ~ 3분기 이후로는 민간 소비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지표는 둔화..정부 부양지속 명분 축적
연간 성적표로는 호성적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 지표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GDP 성장률은 전기비로 0.2%에 그쳤다. 특히 민간 소비는 -0.1%로 1년만에 다시 마이너스권으로 들어섰다. 또 수출도 -1.8%, 정부소비도 -2.9%였다. 한은이 지난해 12월 내놨던 전망치(4분기 성장률 0.3%)와 비교해서도 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2 ~ 3분기의 급격한 반등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조정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명기 국장은 “2 ~ 3분기 성장률이 높아 전기비로 둔화하는 건 당연하다”며 “올해 1분기가 문제가 되겠지만 현재까지로는 기존 전망치에서 큰 오차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와 한은 사이에서 벌어지는 금리 인상 논쟁에서 정부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주이환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회복 속도가 주춤해져 정부 입장에서는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할 명분이 하나 더 생겼다”며 “결과적으로 2010년 상반기 중 금리인상은 우려되지 않으며, 예산의 조기집행 등 정부의 부양기조 등을 바탕으로 상반기 중 경기상승세는 예상보다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은 “4분기에 신종플루가 소비회복세를 위축시켰고, 정부소비와 건설투자, 수출 등에서 대내외로 정책효과가 약화된 것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내구재 등 민간소비,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예상 범위 내의 행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은은 “앞으로 경기방향을 알려주는 신호가 될 수 있는 내구재 소비가 괜찮았다”며 “소비 등의 지표가 꺾였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내놓았던 성장 전망 등도 예상 범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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