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PC' 스마트폰, 세상을 바꾸다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10.01.26 09:47

[모바일 모르면 '모맹']<1> 업무부터 다이어트까지 '뭐든척척'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정현씨(31). 그의 하루는 스마트폰으로 시작된다. 오전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스마트폰의 알람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나고, 출근 전 스마트폰으로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한다. 덕분에 버스정류장에서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줄었다. 김씨는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증권뉴스를 확인한다. 중요한 뉴스가 있으면 노트프로그램에 옮긴다. 출근길에 e메일도 체크한다. 간단히 답할 내용은 버스 안에서 보낸다.

김씨는 회사에서도 업무용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전에는 PC를 주로 썼지만 지금은 e메일 체크뿐 아니라 문서작성, 주문서체크 등 대부분 업무용 프로그램을 모두 스마트폰으로 처리한다. 외근중 급히 상사에게 보고할 일이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현장사진을 찍어서 곧바로 전송하기도 한다.

이뿐 아니다. 근처의 맛집을 찾을 때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갖고 싶던 물건을 구입할 때도 스마트폰에서 가격정보를 조회해서 가장 값싼 곳을 찾아간다. 집에서도 PC 대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검색을 한다는 김씨. 이제 그에게 스마트폰은 통화하고 문자를 주고받는 휴대폰 기능을 넘어 '삶의 일부'가 돼버렸다.

김씨처럼 스마트폰을 '손 안의 PC'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연내 400만명이 넘을 전망이다. 10여년 전 인터넷이 대중화될 때보다 더 빠른 속도다. '아이폰'이 도입된 지 불과 80여일 만에 가입자가 25만명이나 늘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옴니아2'도 서너달새 35만대 이상 판매됐다. 불과 두어달새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100만명에 육박한 것이다. 개인뿐 아니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미디어업계까지 스마트폰을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에 흠뻑 매료돼 있다. 스마트폰이 불티나게 팔린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앱스토어'가 줄줄이 개설되면서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서비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위치기반서비스(LBS) 기능이 있기 때문에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를 일컬어 '퍼스널(Personal) 인터넷'이라고 한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10년 전 인터넷으로 물건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다들 비웃었지만 지금은 일상화된 일"이라며 "모바일인터넷이 보편화된다면 인터넷보다 더 큰 파급력을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아이니드커피'
스마트폰 보급을 계기로 모바일인터넷이 대중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보다 요금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요금폭탄'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면 모바일인터넷 이용자수는 늘어난다.
 
모바일인터넷은 발전 가능성이 더 높다. 미래를 다룬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다양한 서비스가 속속 현실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출시된 서비스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하던 기능이 다수 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도 그중 하나다. 증강현실은 현존하는 세계에 가상의 세계를 덧붙인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인터넷쇼핑몰에서 쇼핑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한 업체가 내놓은 '아이니드커피'라는 애플리케이션도 증강현실을 적용해 관심을 끌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원하는 방향으로 단말기를 향하면 반경 5㎞ 내에 있는 커피전문점이 입체적으로 나타나도록 설계됐다. 상상 속에서나 이뤄지던 일들이 스마트폰을 계기로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사물통신(M2M·Machine-to-Machine)', '3스크린' 기술 역시 스마트폰의 활성화와 함께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기기들간의 통신 및 통합을 의미하는 이들 기술은 미래 유비쿼터스 기술의 총아로 손꼽힌다. 이들 기술이 본격화된다면 휴대폰에 담긴 영상을 안방 TV로도 손쉽게 볼 수 있게 된다.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스마트폰은 휴대성과 함께 위치기반서비스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을 계기로 모바일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이전과는 한차원 다른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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