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코스피, 다시 기로에 서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10.01.22 16:19

외인, 사상최대 규모 선물 매도… 개인, 7600억원 순매수

국내증시가 다시 기로에 섰다.

지난 15일 종가 1700선을 회복한 이후 5거래일간 1700선 안착 기미를 보였던 코스피지수는 22일 미국의 대형은행 규제안에 된서리를 맞으며 1680선대로 내려앉았다.

올들어 가장 큰 폭인 2.2%의 하락률을 기록한 지수는 심리선으로 일컬어지는 20일 이동평균선(1692.49)도 밑돌며 '불안모드'가 강화됐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13.9원 급등한 1151원을 기록했다. 주가 급락과 환율 급등의 공식은 금융위기 초입 당시의 '데자뷰'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형은행에 대한 규제를 발표하며 '월가와 전쟁'을 선포했지만, 의회인준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하루 이틀 안에 '오바마의 뜻'이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국내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민감반응'의 주요원인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306억원, 지수선물시장에서 2만737계약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흐트러뜨렸다.

지난해부터 기관이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외국인 수급에 의존하던 국내증시는 외국인의 이탈은 치명타로 작용한다.

이날 외국인의 지수선물시장에서 2만계약 넘는 순매도에는 투기세력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오바마 미대통령의 발언에 불안심리가 가중되며 일단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신흥증시에서 후퇴하는 기미가 역력했다"며 "여기에 향후 추가적으로 외국인의 자금이탈을 노린 투기세력까지 선물시장에 가세하며 지수의 낙폭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대형 은행 규제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불확실성을 꺼려하는 외국인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국내증시는 미국증시와 오바마의 은행관련 규제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향후 국내증시 흐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1720선을 웃돌며 전고점을 돌파한 이후 불안감을 느낀 국내증시가 해외 악재에 조정의 빌미를 삼았을 뿐 상승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김재동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상무)

반면 불확실성이 재차 대두되고 있어 글로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반등 기대감을 가지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만큼 반발 매수세 유입을 기대하기 보다는 방어적 차원에서 대응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

눈여겨 볼 대목은 개인의 매매패턴이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63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불안감에 던지는 주식을 매수한 셈이다.

개인과 외국인 가운데 누구의 선택이 옳을 지 지켜보는 것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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