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고객 유치를 위한 은행간 경쟁도 격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당장 대출금리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큰 폭의 대출금리 인하를 의도하고 이번 개편안을 마련하지 않은 탓이다.
방점은 대출금리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찍혔다. 조달비용에 비해 터무니없이 가산금리를 물리는 은행들의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금리변동 상황에 따라 상품을 적절히 고르면 이자부담을 덜 수 있어 새로운 금리체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금리 얼마나 떨어질까=현재로선 인하폭이 거의 없거나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연합회가 추산한 잔액 기준 코픽스는 4%,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 정도다.
이는 현행 변동금리부 주택대출의 기준금리인 3개월 CD금리 2.88%(20일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높아진 만큼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가산금리 인하폭에 따라 최종 대출금리가 결정된다.
현재 은행들은 2% 후반에서 3%대 가산금리를 물리고 있다. 최근 여론과 당국의 압박에 밀려 가산금리도 속속 내리는 실정이다. 이러면 새로운 기준금리를 적용한 대출금리는 5~6%대에 결정될 수 있다. 현재 금리수준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정도다. 물론 고객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에서 대출금리를 높게 가져갈 수 없다"며 "CD금리 연동형 대출보다 조금 낮은 수준으로 새로운 대출금리를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은행, 수익성 악화 고민=대출자의 선택폭이 넓어지면 은행에 좋을 리가 없다. 그렇잖아도 당국의 예대율 규제로 치열한 예금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처지다. 새로운 기준금리가 나오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대출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자이익이 축소되는 만큼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처음 선보이는 것이니 종전보다 금리를 낮게 가져가거나 최소한 비슷해야 하는데 그러면 일정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며 "은행별 조달금리가 공개될 우려도 있어 금리전략을 펼 때 운신의 폭이 크게 축소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새로운 기준금리체계가 자리잡히면 다른 대출상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채나 CD금리에 연동하는 대출 등 기존 상품수요가 줄어들면 은행이 이들 상품의 영역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CD금리가 코픽스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앞으로 출구전략이 시행되고 시장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면 CD연동 대출자들의 금리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고객 선호의 문제지만 코픽스가 제대로 안착되면 다른 대출상품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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