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무죄" 법정, 보수단체 반발로 '시끌벅적'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10.01.20 14:44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가 선고된 20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519호 법정은 판결을 지켜보러 온 방청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날 법정에 찾아 온 방청객들의 반응은 무죄 판결을 환영하는 PD수첩 제작진 관계자 등과 강력 비난하는 보수단체 회원들로 극명하게 갈리며 최근 이념 대립으로 번지고 있는 법원-검찰 대립 국면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법정에 출석한 조능희 PD수첩 책임프로듀서는 무죄 선고 이후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은 언론의 사명"이라며 "그동안 무수한 탄압과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견딘 제작진에게 고맙고 미안하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PD수첩 제작진의 변호를 맡은 김형태 변호사는 "사건을 처음에 맡았던 임수빈 전 부장검사가 수사를 포기하고 사표를 쓸 만큼 이번 사건은 재판까지 올 '깜'도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자신들을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라고 밝힌 보수단체 회원 수십명은 아침부터 법정에 몰려들어 소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법정에 들어서는 'PD수첩' 제작진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강력 비난하는가 하면, 방청객들의 신분을 확인하려 하며 사진을 촬영하고 일부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무죄 선고 후 법정 밖 복도와 법원 1층에서 "PD수첩은 매국노", "빨갱이"라고 외치며 강력 반발했다.

아울러 선고 이후 법원 앞에는 보수단체 100여 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사법부가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포기했다"고 외치는 등 PD수첩 담당 재판부를 강력 비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는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능희 책임프로듀서와 김보슬 PD, 김모 작가 등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우너 소(앉은뱅이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허위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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