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액분' 삼성생명 상장 속도낸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김태은 기자 | 2010.01.20 09:37

21일 상장심사청구-3월말 준비완료… 이르면 3월말~4월초도

삼성생명 상장 작업의 고삐를 당기는 삼성이 그룹 내외에서 각각 차별화된 상장 시기를 제시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3월말 이전 상장 완료와 완벽한 준비를 주문하지만 외부에는 상반기 이전이라는 느슨한 목표만 제시하면서 실제 상장 시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오전 10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삼성생명은 주식 액면분할 안건을 의결한 뒤 21일 상장 예비심사서를 청구할 예정이다. 또 3월말 이전 상장과 관련된 모든 준비를 끝낸 뒤 상장 시기는 사후 조율할 수 있도록 주관사 등에 해당 작업 완료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계획에는 대한생명의 3월 상장과 해외 대형 생보사(일본 다이치생명, 홍콩 AIA) 등의 기업공개(IPO)가 4~5월로 예정된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작업을 지켜봐온 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IPO 물량이 올해 많아 3월 안에는 내부적으로 삼성생명 상장 준비를 끝마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결산기인 3월이 지날 경우 연간 재무제표가 확정되는 5월 이후로 상장 자체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삼성생명 상장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삼성차 채권은행 손실 관련 송사도 이같은 조기 목표 제시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차 부채와 관련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한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의 정확한 가치가 상장 이후에 계산되기 때문에 양측이 상반기 삼성생명 상장 이후에 다시 협상하기로 한 상태다.

현재 법원에는 삼성에게 이자를 깎아주는 대신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50만주를 추가로 채권단에 내놓으라는 내용의 조정안이 제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쪽은 상장 평가차익에 대한 이익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생명 주식 평가를 전제로 하는 조기 상장이 가시화되면 채권단의 양해를 구해 이 전 회장의 추가주식 출연 등의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하는 것.

삼성생명도 대외적으로는 이르면 5월, 늦어도 6월 안에 상장되면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빠를 수록 좋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다만 국내외 대형 생보사와 상장 시기가 겹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사전 대비할 수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도 제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면 대한생명과의 상장 경쟁으로 비춰질 수 있고 상장 심사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 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삼성생명이 준비 작업을 조기에 마치고 실제 상장 시기는 공급물량 부담 등 증시 상황과 감독당국의 양해 속에 사후 조율하는 신중론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대한생명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예정대로 상장예비심사 절차까지 무사히 마치면 2월말께 공모청약을 실시하고 3월엔 상장이 가능하다"며 "큰 이변이 없는 한 1분기 내에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예비심사와 공모청약 일정 등에서 앞서는 만큼 삼성생명과의 한달 가량 상장 간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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