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등장한 '미실', '미생'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10.01.19 14:05

참여당 "민주=꿈꾸지않는 미실"…여당 鄭vs朴 '미생지신' 논란

최근 정치권에 중국 고사나 우리 고대사에 나오는 인물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공방을 벌이면서 고사나 역사를 인용하고 있는 것.

지난 17일 창당한 친노(친 노무현)계 인사들의 정당인 국민참여당은 19일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선덕여왕'의 두 주역이자, 신라시대 인물인 선덕여왕과 미실이 등장했다.

김충환 참여당 최고위원은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선덕여왕은 미실에게 '왕이 될 자격이 없다'고 했다"며 "꿈꾸는 사람만이 왕이 될 수 있는데 미실은 꿈을 꾸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말은 민주당이 참여당 창당에 대해 혹평을 쏟아낸 것에 대한 반발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민주당은 꿈꾸지 않는 미실에, 참여당은 꿈을 꾸는 선덕여왕에 비유한 것이다.

참여당이 창당한 다음날인 18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박주선 최고위원 등은 참여당 창당에 대해 "분열을 재촉하는 행위", "선거용 가설정당" 등이라며 폄하했다.


세종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은 중국 고사인 '미생지신'(尾生之信)의 해석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미생지신은 애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물에 빠져 죽은 미생이라는 사람의 믿음을 가리키는 고사다.

세종시 문제에 느닷없이 미생이 등장한 이유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미생을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다고 해석하면서다. 즉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세종시 원안을 약속이라는 이유로 고수하는 것은 약속 때문에 목숨을 버린 미생처럼 융통성 없는 행위라는 비유다.

이에 '세종시 원안+알파'를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반박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정 대표가 미생지신 고사에서 미생이 문제인 것처럼 말한 것에 대해 "미생은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신의를 지켜 사람들의 귀감이 됐다"며 "오히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애인이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세종시와 관련해 약속을 저버리려는 정부와 여당 주류를 미생의 애인에 비견해 비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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