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제는 '박근혜 vs 정몽준'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1.18 14:45

박근혜 "정 대표, 당 신뢰 잃은 것 책임져야" 정면 비판

세종시를 둘러싼 집권여당 내 논란이 정몽준 현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 간 기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박 전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대표로서 한나라당이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정 대표는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약속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중국 미생의 고사를 인용, "미생이라는 젊은 사람이 애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가 많이 오는데도 다리 밑에서 기다리다가 결국 익사했다"면서 박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책임론'을 들고 나오며 정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박 전 대표는 우선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는 것만이 애국이고 원안 추진은 나라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세종시 수정 반대라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정 대표가 언급했던 고사를 다시 인용하며 "미생은 진정성이 있었고 애인이 잘못한 것"이라며 "미생은 죽었지만 귀감이 되고 애인은 괴로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대표 스스로 원안을 고수하겠다고 하다가 당론을 바꾸겠다고 하는 것인데 거기에는 오류가 있다"며 "대표로서 이같이 해 한나라당이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친박(친 박근혜)계 이계진 의원이 제안한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무기명투표'와 관련, "자기생각이 있는데 무기명 투표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당당히 자신의 생각을 갖고 임할 부분"이라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현재까지 표명했던 수정 반대 의지표명의 차원을 넘어 당론 채택 저지를 위해 지도부에 강력한 경고 메세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반응을 전해들은 정 대표는 "당 대표라고 해서 찬성 의견을 말하면 안된다고 하셨다면 이는 지나친 말씀"이라고 맞받았다.

정 대표는 "박 전 대표가 정부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분명히 한 것처럼 당내의 누구든지 의사를 표시해야 하며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는 없다"며 "정부가 발전방안을 발표한 만큼 당연히 찬반 토론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싸구려 중국산' 무시하다 큰 코…이미 곳곳서 한국 제친 지 오래
  2. 2 "결혼 누구랑?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허웅이 남긴 '미련문자' 공개
  3. 3 제복 입고 수감자와 성관계…유부녀 교도관 영상에 영국 '발칵'
  4. 4 허웅 "치료비 달라는 거구나"…"아이 떠올라 괴롭다"는 전 여친에 한 말
  5. 5 "보는 사람 없어, 한 번만"…알바생 수차례 성폭력한 편의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