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행장 "미안합니다"만 연발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0.01.15 17:50
'축제의 날'에 강정원 행장의 표정은 어두웠다.

1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0년 국민은행 전국부점장 전략회의'. 전국에 흩어졌던 1000여명의 지점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해 영업 실적이 좋은 지점에게 상을 주고 올 한해 다시 힘껏 뛰자는 의지를 다지는 축제의 날이다.

강 행장은 행사 시작 시간인 오후 1시30분 정각에 도착했다. 2시에 예정된 금융감독원 브리핑 탓에 불참할 거란 예상도 나왔지만 일단 스케줄대로 움직인 것이다. 20분간의 인사말을 했고 곧이어 지점장 시상식도 진행했다.

같은 시간 여의도 금감원 기자실. 주재성 부원장보(은행업서비스본부장)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었다. 수검일보 유출에 대해 국민은행 자체조사와 징계를 요구했고, 수사의뢰 방침도 밝혔다.

오후 2시40분쯤 강 행장이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행사장 밖으로 나와 임원 대기실로 향했다. 금감원 브리핑이 끝난 직후였다. 곧바로 국민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유출 경위에 대해 자체 조사 중이고, 관련자를 오늘 안에 문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예정보다 20여분 지연돼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휴식 시간인 3시 30분에 중앙 로비로 지점장들이 쏟아져 나왔다.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 한 지점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불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행사장에서 나온 강 행장은 "금감원 사전조사 수검일보 유출자를 찾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안합니다"라고 했다. "내부 징계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같은 답만 되풀이 하며 오후 4시 20분 쯤 서둘러 대기 차량에 몸을 실었다. 예년 같았으면 오후 7시까지 자리를 지켰을 터다.

'축제의 날' 2부 순서인 외부인사 초청 강연회, 인기가수 공연은 순서대로 진행됐지만 정작 선장 격인 강 행장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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