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택공급 감소가 주는 불안감

강민석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 2010.01.19 08:46
일반적으로 시장의 변화를 가늠하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는 바로 수요와 공급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재화의 가격과 양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에서도 시장의 변화를 진단할 때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 바로 수요와 공급에 대한 분석이다. 특히 공급은 수요에 비해 수치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시장 전망에 가장 기본적인 분석 요인이 된다.

이는 과거 주택공급과 주택가격과의 변화를 보더라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외환위기 당시 주택 건설의 급감, 2003~2004년 사이의 수도권 주택공급 감소는 결과적으로 이후 주택가격의 급등과 직결됐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주택공급의 감소는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다.

주택공급의 주된 지표로 사용되는 주택건설 사업계획승인 실적을 보면 2009년 11월 말까지 약 23만6000가구가 공급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나 감소했다. 수도권 전체로는 6.8% 증가했지만 서울시는 무려 53.5%나 감소했다. 2008년의 주택공급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공급량이었음을 감안하면 최근의 공급 감소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택시장의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양 물량이라고 하면 이러한 공급 부진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주택공급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임대주택의 비중은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아파트 공급에서 임대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에 11%에서 2009년에는 33.3%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분양물량의 부진은 민간의 주택공급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2006년까지 전체 공급시장에서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던 민간공급 비중은 점차 하락해 2009년에는 55% 수준까지 낮아졌다. 주택공급의 감소는 최근 미분양 아파트의 적체가 크게 문제가 되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로도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공급 감소는 분명하게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2000년대 이후 주택시장의 지역별 차별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이는 지역별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잠재적 수요가 풍부한 상태에서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향후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 시장 불안의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주택매매가격의 급등은 정부의 대출규제 이후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국내 경기의 회복세, 저금리 기조의 지속, 주택분양 물량의 감소, 전세시장의 불안 등으로 인해 주택가격의 완만한 상승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이다. 다만 국내 경기 회복이 정부의 경기부양에 기인한 바가 크고 민간경기의 회복 속도가 더디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 그리고 주택에 대한 수요도 본격적인 회복 국면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무엇보다 주택공급 시장의 급격한 위축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장 불안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한편으로 과거와 같은 물량 위주의 확대는 무의미하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시장이 원하는 규모, 원하는 위치에 공급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민간이 자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주택공급이 시장의 니즈에 그나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것은 공공이 아닌 민간의 공급 기능이 되살아날 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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