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는 친이 때리는 친박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0.01.14 17:12

세종시 與 내홍 어디까지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갈등이 각자 '자기 길'을 걷는 수순으로 확대되고 있다. 당내에선 주사위가 던져졌다는 분위기다.

14일 친이계는 친박과의 직접 대결을 피한 채 여론전에 매진했다. 친이 입장에선 6월 지방선거를 두고 야당과 일전을 벌여야 할 판에 '내전'이 달가울 리 없다. 논리적으로 친박을 설득할 수 없다면 여론을 발판으로 압박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정몽준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단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남도당 신년교례회 및 국정보고대회에 참석해 수정안에 대한 정당성을 호소했다.

과천이 지역구인 안 원내대표는 "과천이 만들어질 때 인구가 7만인데 25년이 지난 지금도 딱 7만"이라며 "행정도시만 가지고 발전되지 않는다는 것은 과천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모든게 다 무너질 수 있다"며 수정안 지지를 당부했다.

김용태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대전에 머물며 주민들을 만났다. 전날 충청지역을 방문했던 정두언·진수희 의원은 금명간 다시 충청도를 찾기로 했다. 정태근·권택기 의원도 이번 주말 충청행에 합류키로 했다.


친이계의 이런 움직임에 친박 진영은 수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친이는 물론, 청와대까지 걸고 나섰다. '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신뢰 상실', '수도권 과밀화 해결 실패'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수정안에 긍정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국회 처리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범여권이 '홍보폭탄'을 퍼붓고 있어 일시적으로 수정안 지지여론이 높게 나타났다"며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신뢰문제, 수도권 과밀해소에 대한 절박성을 인식하면 상황은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친이계의 박 전 대표 공격은 해당행위"라며 "수정론으로 국론분열과 국력낭비의 폐해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계파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당내 중도개혁 의원모임인 '통합과 실용'은 이날 세종시 토론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친박 의원이 불참해 모임이 무산됐다.

친이계는 해외 출장중인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 20여명이 이번 주말 귀국하면 회동을 갖기로 했다. 친박 의원들도 조만간 세종시 대책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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