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FI, 산은 인수가격 동의"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1.13 17:59

채권단 압박 통했나? 출자전환 규모 관건

↑ 13일 오후 4시 산업은행 7층 소회의실에서 채권단과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간 회의가 열렸다.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의 대우건설 인수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대우건설 지분 인수 가격을 놓고 갈등을 보인 채권단과 재무적 투자자(FI)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고 있어서다.

다만 FI들의 출자전환 규모가 정해지지 않아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태다.

◇"FI, 채권단과 함께"=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산은에서 열린 대우건설 채권단과 FI 회의에서 FI들이 채권단이 제시한 대우건설 1주당 1만8000원 인수방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채권단 관계자는 "FI들이 자체 합의를 통해 채권단의 제시안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며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세부적인 협의를 마치면, 이달 중으로 계약 체결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산은은 FI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39.6%)을 주당 1만8000원에 사들이되, 3만1500원인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가격과의 차액은 투자자들이 금호산업(대우건설 모기업)의 무담보채권자로 워크아웃에 참여해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나중에 금호산업의 사정이 좋아지면 채권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FI들은 그동안 이 제안에 난색을 보였다. 이미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행사한 이들에겐 산은이 제시한 가격과 무담보채권자 자격이 만족스럽지 못해서다. 이들이 금호산업 채권자로 들어갈 경우 채무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에 참여하게 되는 탓이다. 나중에 금호산업의 가치가 올라가면 수익이 발생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FI관계자는 "그동안 FI들끼리 여러 차례 모여 이야기했지만 채권단이 제시한 방안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며 "채권단이 회생절차를 운운하는데 결국 채권단과 함께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FI들이 모두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하기를 원했지만 그 부문이 잘 안됐었고, 지금은 거의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며 "곧 문제가 원활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장가격보다 분명 매력적이고, 별다른 방안이 없기 때문에 FI들도 생각이 바뀐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출자전환 규모 얼마나= 문제는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을 위한 채권 출자전환 규모를 정하는 것이다. 채권단 내부에서 이를 두고 시각차가 엿보인다. FI들은 출자전환 규모를 통해 손실분을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FI들은 금호산업 워크아웃 개시로 풋백옵션이 자동 행사돼 약 4조 원 규모의 무담보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산은PEF가 대우건설을 주당 1만8000원에 사주면 2조4000억 원 정도를 회수할 수 있다.

산은은 FI들의 나머지 채권 1조6000억 원 중 1조 원 규모를 출자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6000억 원은 FI들이 무담보채권으로 보유하거나 채무면제 등으로 손실 분담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산은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FI들의 출자전환 규모를 줄이고 손실 분담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FI들의 총 채권에서 대우건설 지분 매각대금을 뺀 금액(1조6000억 원) 중 6000억 원 정도만 출자전환하는 방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FI들에게 손실 분담 규모를 얼마나 해야 할 지를 놓고 채권단 내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고 FI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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