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노라, 보았노라, 꽂았노라" 전기차 대전

디트로이트(미국)=박종진 기자 | 2010.01.13 08:00

[2010 디트로이트 모터쇼]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 vs 전기차

↑미니 전기차 콘셉트카 '미니E'.
11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2010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의 핵심은 역시 친환경차, 그 중에서도 전기차다.

개막 첫날 주요 글로벌 업체들이 줄줄이 '소형차'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둘째 날은 전기차가 중심이 됐다. 메이저 브랜드들의 미디어 컨퍼런스가 끝난 12일(현지시간)은 중국 BYD, 국내 전기차 업체 CT&T 등 전기차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행사를 열었다.

자동차산업 침체의 대안으로 '친환경', '중소형' 등의 모토가 등장한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식상할 만도 하지만 뒤집어보면 그만큼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이번 모터쇼는 그 현실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특히 과거 모터쇼에서 너도나도 전기차를 내세우며 '껍데기뿐인' 콘셉트카를 전시하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전기차라면서 충전을 위한 플러그를 꽂는 구멍조차 없었던 모델이 대다수였던 게 지금까지 현실이었다.

물론 이번 모토쇼 역시 획기적인 전기차가 등장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각 브랜드들이 다양한 방식의 전기차를 주로 내세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대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블루윌'
우선 순수 전기차는 미국, 유럽, 일본을 불문하고 콘셉트카를 내놨다. BMW는 가장 작은 1시리즈를 전기차로 꾸민 콘셉트카 '액티브 E', 아우디는 전기 스포츠카 '이트론', 크라이슬러는 피아트 소형차 '500'시리즈의 전기차 버전을 각각 내놨다. 닛산은 북미시장에 곧 들여올 '리프', 미쓰비시는 지난해 출시한 '아이미브'를 별도로 마련된 전기차 거리에 전시했다.

중국 BYD는 지난해 중국에서 출시한 'e6'를 소개했다. 한번 충전으로 무려 330km의 주행이 가능하다는 믿기 힘든 설명이 취재진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4만 달러 안팎의 가격으로 올해 미국시장에 들여올 계획이다.

CT&T는 시속 60km 정도의 도심형 전기차 시장을 개척해 2013년까지 매출 3조원대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모터쇼에서 BMW그룹 미니의 전기차 콘셉트카 '미니E'를 소개하는 문구처럼 바야흐로 '왔노라, 보았노라, 꽂았노라'(I Came, I Saw, I Plugged In)의 시대다. 꽂고 충전만 하면 기름 없이 달리는 전기차 시대가 온 듯하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 배터리 용량 및 가격 문제는 여전히 풀기 힘든 숙제다.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도 '이상적 조건'이 아닌 실제 주행에서는 반 토막 이하로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과도기적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란 일정한 거리를 100% 전기 동력으로 주행하고 배터리가 방전되면 내연기관이 함께 개입해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구동하는 모델을 말한다. 충전 없이도 내연기관의 도움으로 상당한 거리를 갈 수 있고 최고 속도도 더 높다.

하이브리드의 강자, 토요타는 '프리우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를 집중 전시했다. 콘셉트카는 물론 내부 구조를 볼 수 있도록 절단한 모델, 배터리 등을 전시장 중심에 배치했다. 다음에 나올 4세대 '프리우스'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고 전기 동력만으로 2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고 최고속력은 시속 100km까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블루윌'로 맞섰다. 블루윌은 최고출력 154마력의 1600cc 감마엔진에 100kW 전기모터,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하고 무단변속기를 적용했다. 한 번 충전할 때 전기모터만으로 최대 64㎞까지 주행할 수 있다.

↑토요타 프리우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GM은 시보레 '볼트'가 간판선수다. '볼트'는 1회 충전으로 전기 동력만으로 64km를 주행할 수 있다. 다만 '볼트'는 내연기관이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역할만 해, 차를 움직이는 힘은 100% 전기라는 점에서 전기차에 더 가깝다.

이밖에 일반 하이브리드 방식의 모델도 새롭게 선보였다. 토요타는 새로운 컴팩트 하이브리드 모델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프리우스보다 더 가볍고 연비도 좋다는 설명이다. 혼다도 'CR-Z' 컴팩트 하이브리드 쿠페의 양산형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고효율 디젤엔진에 주력하던 폭스바겐도 새로운 컴팩트 2도어 쿠페 하이브리드 모델 'ncc'를 선보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5. 5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