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금호 오너, 결과적으론 득?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10.01.12 16:26

다툼과정서 '워크아웃' 금호산업 지분↓, '알짜등극' 금호석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명예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전 회장간의 분쟁이 결과적으로 오너 일가에 득이 됐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형제의 난'으로 두 사람 모두 금호산업 지분을 줄이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늘렸는데, 금호석유는 워크아웃을 피했고 금호산업은 워크아웃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금호그룹 형제의 난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찬구 당시 화학부문 회장과 아들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은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박찬구 전 회장의 금호석유 지분은 5.30%에서 9.44%로 늘어났고 박준경 부장의 지분은 4.71%에서 9.03%로 높아졌습니다. 두 사람의 지분만 합치면 최대주주에 해당합니다.

이에 맞서 박삼구 회장 측은 아들인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와 박철완 전략경영본부 부장(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 금호산업 주식을 팔고 금호석유 지분을 늘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 상무와 박 부장의 금호산업 지분은 각각 3.15%에서 1.15%로, 4.84%에서 2.84%로 감소했습니다. 대신 금호석유 지분은 각각 4.71%에서 6.66%, 10.01%에서 11.96%로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금호석유는 워크아웃을 피했습니다. 특히 금호는 워크아웃 신청 직전에 금호산업이 갖고 있던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헐값에 금호석유에 넘겼죠. 이 거래로 금호석유는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에 올랐고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대한통운의 최대주주 지위까지 확보했습니다.

결국 '형제의 난'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이나 박찬구 전 회장 모두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던 금호산업을 팔고 금호석유 지분을 늘렸고 금호는 '기업재무구조 개선 약정 이행'이라는 명분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이 집중된 금호석유에 알짜 계열사 지분까지 몰아준 셈이 됐습니다.


게다가 박삼구 회장 측이 금호석유 지분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하는데는 계열사였던 금호렌터카와 금호개발상사가 동원됐다는 점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박세창 상무와 박철완 부장은 당시 금호렌터카와 금호개발상사에 각각 금호산업 지분 110만6270주와 122만6270주를 모두 340여억원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당시 금호렌터카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고 금호개발상사는 이들의 지분을 사기 위해 차입까지 했습니다.

물론 채권단이 금호 오너 일가의 보유 주식과 자산 일체와 처분권까지 확보할 방침입니다. 또 금호석유도 워크아웃은 피했지만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게 돼 채권단의 영향을 받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 일가는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지분을 모두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금융계 한 고위 관계자는 "금호가 아시아나항공 지분 거래를 원상복구하든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들의 소송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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