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고갈? "No, 아직 100년 사용할 원유있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10.01.12 11:56

기술개발·연료효율성 증가 등으로 생산 증대 전망

네덜란드를 산유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독일과의 국경 인근 지역 지하 14km 지점에 수억 배럴 규모의 유전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쉬네빅 유전이다. 이 유전의 시추를 맡았던 로열더치셸과 엑손모빌은 1990년대 유가가 급락하면서 경제성이 떨어지자 원유 생산을 중단했다.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는 돼야 경제성을 가지지만 유가가 20달러 수준에 불과해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기술적으로 추출하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이러한 유전의 생산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돼왔다. 이에 따라 쉬네빅 유전 매장량 가운데 생산된 분량은 25%에 그쳤다.

그러나 유가가 다시 치솟고 원유 시추 기술이 진보하면서 셸과 엑손모빌, 네덜란드 정부는 다시 합작을 이뤄 유전 개발에 나섰다.

지난 2005년 이후 유가가 치솟고 현재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에 머물자 유전의 경제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랜더 셸 최고경영자(CEO)는 "유가가 낮은 수준이라면 이 유전 생산은 꿈도 못 꾸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작사는 향후 20년간 쉬네빅 유전에서 1억2000만배럴의 원유를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유전에 또 다른 시추가 이뤄질 경우 전체 매장량 가운데 50%에 가까운 원유를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술로 뽑아내는 원유는 매장량의 평균 30~35% 정도다.

전세계에는 쉬네빅과 같이 과거 경제성 문제로 채굴이 중단됐던 유전이 많이 남아있다. 이는 향후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를 반전시킬 가능성을 제시한다.

1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위크(BW)에 따르면 조만간 원유가 바닥나 전세계가 혼란에 빠질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 원유 시추 기술 발전 △ 대체 에너지 개발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 지정학적 문제 해결 등의 영향으로 향후 100년 이상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원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탈리아 석유 메이저 ENI의 전략 및 개발담당 수석 부회장인 레오나르도 마우게리도 "최소한 100년은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원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많은 지질 전문가들도 땅에 아직 막대한 원유가 묻혀 있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발 브록 셸 사업개발 책임자는 "현재 생산된 원유는 전체 매장량의 32% 가량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셸은 현재 지구에는 3000억배럴 이상 원유가 매장돼 있다고 추산한다.


피터 잭슨 IHS캠브리지리서치어소시에이츠 석유담당 국장은 "전세계 유전 자료를 검토한 결과 현재 전체 매장량의 60% 가량이 채굴되지 않고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석유 메이저들이 새 시추 기술을 개발하면서 채굴할 수 있는 매장량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비싸진 유가도 새로 개발된 기술의 경제성을 뒷받침한다. 유가는 지난 2008년 기록한 배럴당 147달러에서 크게 하락했지만 수년전 유가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마우게리는 "조만간 석유 메이저들이 신기술을 활용해 깊은 바다속이나 극지방에서 원유를 시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매우 역동적인 기술 발전이 경제적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땅에서 원유를 추출하는 기술은 끊임없이 개선되고 있다. 쉬네빅에서 사용된 중유를 가열시키는 방법도 신기술의 일종이다. 그리고 기존 유전에서 더 많은 원유를 추출하는 기술도 발전되고 있다. 실제로 1990년대 말 생산이 급감했던 러시아 최대 유전 사모틀러의 생산량이 신기술 적용후 3분의 1이나 늘어난 것은 기술 진보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새로운 산유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러시아, 브라질, 앙골라,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등의 원유 생산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석유 메이저들은 이들 국가에 대한 투자로 하루 50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전쟁으로 생산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던 이라크 지역의 생산량 증대도 기대된다. 계획대로라면 하루 1200만배럴의 원유가 생산될 전망이다.

연료 소비 효율성 증가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천연가스 사용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미국의 원유 수요량은 지난 2년간 9% 감소했다.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연료 소비 효율성이 높아진 것도 중요한 이유다.

다만 에너지 먹는 하마로 등장한 중국은 문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친환경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세계 최대 태양광발전설비를 갖고 있다. 차량 온실가스 배출 기준도 미국이나 캐나다 보다 까다롭다.

그러나 중국의 놀라운 발전 속도 영향으로 원유 소비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요인들을 살펴볼 때 원유 생산이 이미 정점을 지났기 때문에 곧 세계 경제가 파국을 맞을 것이란 피크 오일 신봉자들의 주장은 당분간 맞지 않을 것이라는 게 BW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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