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4역 거뜬…회사이름도 알려요"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0.01.13 09:53

STS반도체…장애인 27명 정직원 채용

"야구선수에, 반도체 업무까지 종횡무진입니다."

하민호(24)씨의 하루 24시간은 빠듯하다. 3교대로 돌아가는 직장일 하랴, 야구선수로 운동하랴. 맞은 직함만도 4개가 넘는다.

하씨는 STS반도체 사원으로 일하는 동시에 천안시 생활체육야구연합회 소속 야구선수다. 전국청각장애인야구협회 이사, 장애인야구단 주장도 맡고 있다.

그는 2006년 청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충주 성심학교를 졸업하고 STS반도체 입사를 결정했다. 학교 후원업체인 STS반도체에서 졸업생을 정직원으로 채용키로 한 덕분이다.

하씨는 일반 직원과 함께 어울리며 반도체 패킹업무 척척 해낸다. 입사 초반에는 청각 장애로 의사소통이 불편한 적도 있었지만 필요할 때마다 회사에서 수화통역사를 배치해줬다.

3교대로 근무하며 운동도 꾸준히 해 매년 전국장애인 야구대회에도 출전한다. 함께 야구선수로 활동하다 퇴사한 동료도 있지만 하씨는 직장과 운동 모두 포기하고 싶지 않다.

STS반도체에서 하씨와 함께 일하는 장애인 동료는 26명에 달한다. 회사는 2001년부터 꾸준히 장애인을 고용해왔다. 충주 성심학교를 졸업한 청각 장애인 외에도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 등이 반도체 작업장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을 요하는 반도체 업무를 장애인이 맡아 잘 해낼 수 있을까'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지만 이들은 모두 일반인 못지않은 업무 성과를 내고 있다.

장애인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박동복 STS반도체 인사팀 대리는 "장애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적합한 업무를 배치하면 되기 때문에 작업장 운영에 전혀 무리가 없고 정부 지원금으로 별도 비용 부담도 적은 편"이라며 "다른 기업에서도 오너와 임원, 사원들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게 장애인 고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STS반도체가 청각장애인 교육과 의사소통을 위해 수화통역사를 배치할 때 드는 비용 월 30만원 가량을 지원한다.

장애인 고용은 STS반도체의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됐다. 회사측은 기업 홍보에 큰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임에도 장애인 우수 고용 기업으로 알려져 자연스럽게 제품과 기업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한주 STS반도체 대표는 "장애인을 채용해 일반인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일원으로써 역할을 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금융위기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경영상황이 호전되면 장애인 고용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남기면 아깝잖아" 사과·배 갈아서 벌컥벌컥…건강에 오히려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