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공모가 산정 핵심 변수 '자산재평가'

더벨 박준식 기자 | 2010.01.12 08:31

부동사 자산 장부가만 5조원대..최소 2·5조원 차익 예상

더벨|이 기사는 01월08일(08: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실시할 것으로 점쳐지는 자산재평가가 공모가 산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자산의 경우 실제 시장가치를 오랫동안 장부에 반영하지 않아 이를 재평가할 경우 상당한 차익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부동산의 장부 가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약 4조5466억원이다.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구성비는 3.52%로 다른 생보사들과 견줘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업계 리더로서 자산의 크기가 2위권과 비교해서도 두 배 이상이라는 걸 감안하면 보유 부동산은 국내 기업 중 최대 수준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토지의 장부가는 1조6242억원, 건물은 2조7351억원이다. 여기에 지난달 삼성전자로부터 매입한 태평로 삼성 본관(5048억원)을 더할 수 있다. 현재 보유한 부동산의 장부가치만 어림잡아 5조원이 넘는 셈이다.



눈여겨볼 점은 삼성생명이 이 부동산들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지난 1990년 10월 이후로 미뤄왔다는 것이다. 국내 주요 상권밀집 지역(CBD)에 보유한 토지와 건물들을 시세대로 평가할 경우 막대한 차익이 발생해 법인세 관련 가산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재평가 때에도 2000억원 이상의 세금을 냈다.

삼성생명이 20년 만에 실시할 자산재평가가 기대되는 이유는 그동안 대도시 부동산의 시세가 폭등한 데서 찾을 수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상업업무용 부동산 가격은 2002년을 기준으로 해도 지난해까지 200% 가량 뛰어올랐다.


삼성생명은 앞서 언급된 태평로 삼성 본관 이 외에도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과 수송동 제일모직 빌딩 등 시내 주요 랜드마크 상업용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자산만 해도 자산가치가 상당히 올랐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여기에 점포 및 대리점과 관계없는 업무외 부동산 내역이 관심을 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업무외 투자용 부동산은 총 23곳으로 모두 서울 및 경기 지역의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 이들은 취득가격을 기준으로 총 8285억원 규모로 평가되지만 재평가를 할 경우 상당한 평가차익이 기대되는 물건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12월초 울산시 동구 전하동 1번지의 토지를 재평가해 1조2356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장부가 1조6348억원의 토지가 재평가를 통해 2조8705억원으로 거듭난 사례다.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이 부동산 자산을 재평가할 경우 최소 2조원의 평가차익을 거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각 부동산의 시세가 입지 환경에 따라 모두 달라 정확한 차익은 평가 이후에나 알 수 있겠지만 최소한 2조원 이상은 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부동산 등과 유형자산 외에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담보부 유동화 증권(ABS)도 재평가 대상이다. 삼성생명의 유가증권 계정 중 특수채나 기타유가증권에 포함된 ABS를 재평가할 경우 약 5000억원 가량의 차익이 더불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IPO를 위해 골드만삭스와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후 내부인력 등을 모아 30여명이 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들의 최대 현안은 공모가를 주당 100만원(액면분할 이전 기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에 집중돼 있다. 최소 2조5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낼 자산재평가는 삼성생명의 기업 가치를 높여 공모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TF가 해결할 주요 과제 중의 하나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공모가 상향을 위해 내·외부 전문가들을 모아 다양한 전략을 만들고 있다"며 "최근 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퇴직연금 1조1800억원 가량을 삼성생명에 몰아준데 이어 액면분할과 자산재평가 등이 공모가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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