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PF 대출 다시 늘었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1.12 17:08
대형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대출 증가세가 심상찮다. PF 대출 부실로 홍역을 치른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금융 당국도 추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PF 대출을 늘리는 만큼 가계 대출은 줄어들고 있어 저축은행이 '서민 지원'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PF대출 증가세로 반전= 1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감소세를 보이던 대형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하반기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의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말 현재 9278억원으로 3개월 새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제일저축은행(4177억원) 15.0% △부산저축은행(1조2117억원) 8.1% △한국저축은행(4542억원) 3.7% △현대스위스저축은행(4976억원) 2.6% 씩 PF대출 잔액이 증가했다.

금융위기 직후 PF 대출 부실화로 휘청대다 지난해 1월 자산공관리공사(캠코)에 1조7000억원어치 PF 부실채권을 매각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난 것을 감안하면 '응급치료'를 받은 지 1년도 되지 않아 대출을 늘리고 있는 셈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지만 수도권 내 시장수요가 보장되는 우량건설사의 아파트 시공이 여러 건 있어 대형 저축은행들이 투자를 재개했다"면서 "PF대출은 저축은행의 주요한 사업 모델인 만큼 일정 수준의 대출증가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형사의 PF 대출 증가세와 맞물려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어 자산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한국저축은행의 PF 연체율(지난해 9월말)은 3개월 새 2.5%포인트, 솔로몬저축은행은 0.64%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율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PF 대출의 경우 한번 연체가 시작되면 다시 정상화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가계대출 비중은 하락= 증가세인 PF 대출과 달리 저축은행들의 가계대출은 감소세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전체 여신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3개월 새 0.1%포인트 낮아진 17.3%를 기록했다.

한국저축은행(1.06%)은 0.08%포인트, 제일저축은행(12.65%)은 0.58%포인트, 부산저축은행(1.91%)은 0.09%포인트 떨어졌다. 이를 두고 저축은행들이 서민 금융 지원보다 PF 대출 등 다른 쪽에 더 관심을 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저축은행 여신심사부서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계대출로 인한 피해가 상당했다"면서 "가계대출 규모를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개인 상대 대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가계 대출로 잡히지 않는 만큼 실제 서민 금융 지원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축은행의 PF 대출 추이와 가계대출 추이 등을 면밀히 챙겨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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