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에 웃던 키코株, 이젠 수출이 걱정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0.01.11 15:50

달러매출 비중 커 원화강세 부담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마냥 좋을 것 같았던 통화옵션상품(키코) 계약 업체들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 키코 관련주들 다수가 수출 기업이어서 키코보다는 수출 전선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11일 증시에서 에스에이엠티는 10.3%, 코맥스 9.7%, 티에스엠텍, 디에스엘시디 등은 2%선에서 상승 마감했다. 반면 제이브이엠, 태산엘시디, 심텍 등은 0.2~3.5%까지 하락했다.

IBK투자증권 정종선 연구원은 "키코 계약 업체들은 대부분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를 위험분산(헷징) 하는 수출주"라며 "환율이 안정권을 벗어나 낙폭이 커지면 수출 단가에 대한 우려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IT제품 마케팅 전문업체 에스에이엠티의 경우 전형적인 환율 하락 수혜주다. 지난해 3분기까지 수출액은 325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8%를 차지하며 동시에 4519억원어치 물량을 수입했다. 수입액수는 국내외를 통틀어 84.9%에 이른다. 달러 지출이 커 원화강세가 반가운 기업이다.

3분기말 현재 키코에서 환입되는 평가이익은 178억원. 환율이 9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수록 이익은 더 커진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심텍은 지난해 3분기까지 3408억원어치 물량을 수출했다. 매년 전체 매출의 95%가 수출에서 나온다. 매출의 35%는 수입산 원재료 결제대금으로 지급해 매출의 60%가 원/달러 환율에 노출된 중소 수출주의 대표적 기업이다.

2011년 12월 키코 거래가 만료되는 심텍의 지난해말 현재 키코 잔액은 4억4000만달러 수준이다. 3분기말 현재 421억원이 평가이익으로 환입됐다. 심텍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윈도우7 효과로 고가의 DDR3 D램 PCB 매출이 전체의 50%에 육박해 환율 하락에 따른 원화 매출 감소를 커버하고 있다.

이밖에도 수출 매출이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제이브이엠이나 매출이 77%를 넘는 성진지오텍 같은 업체들도 급락하는 환율 동향에 민감한 종목들이다. 키코 피해를 많이 본 기업들의 상당수가 매출의 5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종선 연구원은 "키코 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환율 추이가 지금과 같이 진행되면 수출에서 원화단가의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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