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2009회계연도 1분기(4~6월)엔 70%대를 유지했으나 7~8월 73%대로 상승했고 9~10월에는 75%대까지 악화됐다. 그러다 11월에 78.2%로 껑충 뛰었다.
12월은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80%를 넘었을 것이란 전망이다. 12월 한달 동안 2번에 걸쳐 큰 눈이 내린 탓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부 손보사의 경우 12월 손해율이 9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보험은 예정손해율(72%)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실제 손해율이 예정손해율보다 낮으면 이익이지만 예정손해율을 넘으면 적자가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손해율이 80%를 넘으면 손보업계에서는 곡소리가 나게 돼 있다.
그렇다고 선뜻 보험료를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소폭 올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감독당국은 이를 제지했다. 금융감독원은 자구노력부터 먼저 하라고 요구했다. 더 나가 일부 손보사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에 나섰다.
감독당국이 제동을 걸자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계획했던 손보사들은 부랴부랴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좋던 2008년 8~9월에 회사별로 다르긴 하지만 자동차보험료를 2~6.4% 인하한 적이 있다"며 "보험료를 내릴 땐 아무런 말이 없다가 올릴 때만 말이 많은데 솔직히 억울한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당국은 손보사들이 사업비를 절감하는 등 자구노력도 하지 않고 보험료부터 올리려는 행태를 문제 삼는다. 그동안 손보업계는 손해율이 조금만 안정되면 보험료를 깎아주고 경품을 제공하는 등 출혈경쟁을 일삼았다. 그런 과거(?)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분명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보험료를 올려서라도 손해율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전에 손보사는 자신들의 영업행태부터 돌아보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더 힘써야 할 것이다. 21세기적 사고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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