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정부 해명불구 원형지공급 '논란'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장시복 기자 | 2010.01.11 16:05

LH와 함께 기존 토지분양받은 민간건설사 손실 불가피

세종시 부지를 종전 조성원가의 6분의 1 수준에서 원형지로 공급한다는 수정안이 발표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 특혜시비와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땅값보상과 부지조성에 이미 6조원 가까이 쏟아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아파트 택지용지를 사들인 민간건설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정부가 세종시 '첫마을'을 오는 9월 분양하겠다고 밝혔으나 시범지구 분양업체들은 벌써부터 계약금반환을 요구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형지, 특혜·형평성 논란=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가운데 논란이 되는 있는 사안은 기업유치를 위한 원형지 공급조건이다. 미개발상태인 땅을 조성원가의 6분의 1 선에서 공급한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혁신도시와 산업단지보다 낮은 가격이어서 특혜시비와 지역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세종시 50만㎡ 이상의 부지에 대해선 미개발 상태인 원형지로 3.3㎡당 36만~40만원에 공급키로 했다. 인근 산업단지 공급가격 3.3㎡당 78만원에서 개발비용 38만원을 제외한 것이라고 하지만 인근 오성, 오창, 대덕에 비해 싼 값이다.

원형지로 공급될 경우 혁신도시의 평균 조성원가(3.3㎡당 213만원)보다 낮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혁신도시와 산업단지의 기업유치가 어려워져 타격을 입을 것이란 지적이다.

◇LH, 적자손실 불가피=앞으로 공급할 원형지가격은 LH가 지난 2007년 세종시 조성원가를 3.3㎡당 224만원으로 정한 것과 비교하면 단순차액만 3.3㎡당 184만~188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LH가 토지보상과 부지조성 등에 이미 투입한 돈만 5조73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적자손실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상업용지의 개발차익과 일부 공원·녹지를 줄여 이 땅을 팔도록 해 LH의 손실을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기업들이 원형지 공급가보다 훨씬 비싼 LH의 조성토지를 사들일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정부가 세종시 시범단지인 '첫마을' 1582가구를 오는 9월에 분양해 내년 말 입주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교육과학경제도시의 사업진척이 부진할 경우 이에 따른 재정부담도 더욱 늘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땅매입 건설사, 반발…'계약금 반환소송'도 검토=12개 민간건설사들이 분양받아 당초 1만2154가구를 짓을 예정인 시범단지는 더욱 불확실하다. 이들 부지를 사들인 12개 민간건설사들이 형평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원형지에 개발비용이 포함되더라도 택지비가 훨씬 싸 분양을 하더라도 경쟁력이 없다는 게 건설사들의 불만이다.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는 기업들에게 원형지를 공급하더라도 자족기능 조성에 활용토록 하고 아파트 일반분양 등으로 부당한 개발차익을 얻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정창수 세종시 추진지원단 부단장은 "원형지에서도 아파트나 상가 등을 공급할 수 있지만 이미 민간업체들에게 조성비용이 반영돼 공급된 시범단지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사원아파트 등으로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민간건설사는 기존 공공주택용지에 대한 택지가 인하 등과 같은 지원이 없다면 계약금반환요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LH는 기존에 분양을 받은 업체들에 대해서도 일부 인센티브를 주거나 계약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아직 정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것은 없지만 이번 수정안으로 확정될 경우 새롭게 검토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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