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충청권 반발, 지역민 불안

대전=허재구 기자 | 2010.01.11 11:49

- 지역정가 투쟁 본격화, 시민사회단체 집결 규탄집회 열어
- 지역 여당 기초의원 집단탈당, 원안사수 투쟁대열에 합류


정부가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전환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11일 공식 발표하면서 충청권 일대가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다. 지역 내 야당 정치권은 일제히 반발하면서 원안사수를 위한 총력 투쟁을 선포하는 한편, 지역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뜻을 같이 하는 단체들과 전국 규모의 조직을 결성하고 상경 투쟁을 벌일 계획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지역정가 투쟁 강화=민주당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와 관련, 대전시당 위원장인 선병렬 의원이 이날 대전역 광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 또 오는 13일 충북 청주와 15일 충남 천안에서 '행복도시 수정안 국회통과 저지 결의 국민대회'를 개최한 뒤 '원안사수 대국민홍보캠페인'에 돌입하는 등 강력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 대전시당의 한 관계자는 "현정부가 수정안 운운하면서 이미 행정도시 원안에 포함돼 있는 교육·과학·기업의 개념을 마치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것처럼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힘을 모아 행복도시 원안을 반드시 사수해 MB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선진당도 수정인 발표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 국회본청 계단 앞에서 '세종시 수정안 결사저지 삭발식 및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12일엔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서, 13일엔 국회회관 대회의실에서 '규탄대회' 및 '세종시 수정안 문제점 국민보고대회' 등을 열고 원안사수에 대한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의 대전·충남권 기초의원들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의회 강태봉(아산2)의장과 정종학(천안), 최의환(청양), 이기철(아산1)의원을 비롯해 대전시의회 의원 2~3명, 아산 시의회 2~3명 등이 집단 탈당한 뒤 투쟁대열에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한 의원은 "우리 외에도 더 많은 의원들이 탈당 등을 통해 원안사수를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 시민사회단체 총집결=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해 행동도시사수 연기군대책위원회, 행정도시 범 충남 공주시민대책위원회 등은 연기·공주 등을 중심으로 원안사수를 위한 규탄 집회를 벌여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또 오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낙천운동을 벌이는 한편 뜻을 같이 하는 전국의 모든 세력과 연대해 상경투쟁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행정도시 범 충남 공주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공주시청 앞 광장에서 '총력투쟁'선포식을 가졌다. 또 연기군 대책위도 이날부터 조치원역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며 원안사수를 위한 비상행동에 돌입키로 했다.

◇지역민들 촉각=세종시 건설의 직접적 수혜자인 연기·공주 시민들은 이날 마을회관과 경로당에 모여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지켜보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80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유한식 충남 연기군수는 "세종시 수정안은 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 기도로 참담할 뿐"이라며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한 정부에 분노를 금할 길 없다"고 분노했다.

또 주민 김모씨는 "정부가 이번에 수정안을 발표하며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부지까지 매입했던 행정도시 건설 원안이 바뀐 것을 볼땐 사실 믿음이 가지 않는다" 며 "이곳의 원주민들은 어서 빨리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정부의 수정안에 따라 삼성 같은 대기업들이 이곳으로 옮겨 오면 지역 발전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정권이 바뀌면 또 다른 수정안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보장도 없지 않느냐" 고 반문 한 뒤 "지역민들 입장에서는 원안 추진이 최상책으로 무엇보다 피해를 보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운찬 국무총리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후인 이날 오후 5시쯤 대전지역 방송3사 공동으로 열리는 토론프로그램에 참가해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설명과 정부의 진정성을 호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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