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LCD·2차전지…세종시 삼성의 선택은?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0.01.07 10:39
오는 11일 세종시 수정안 최종 발표를 앞두고 삼성그룹의 투자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당초 이전하기로 했던 9부2처2청의 정부 부처를 상쇄할 만큼 투자와 고용 규모가 큰 사업장의 입주를 삼성그룹 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삼성 측은 기존 투자 계획 수정 등과 맞물려 막판까지 입주 사업장 결정에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신수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분야 사업장을 세종시에 건설하겠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신약과 유사한 성질과 효능을 가진 복제약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는 바이오 분야의 고용창출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차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세종시에 건립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LCD 라인의 경우 월 10만장 생산 기준으로 약 3조원의 투자비가 소요된다.

LCD 라인이 들어설 경우 유리기판과 백라이트유닛(후면광원) 등 관련 부품·소재 업체의 연쇄 입주가 필수적이다. 현재 삼성LCD 탕정 공장의 경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삼성코닝정밀유리의 유리 기판 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LCD 생산을 위해서는 가로 세로 각 3m, 두께 0.7mm 이하의 유리기판이 필요한데 운송 거리가 길 경우 깨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 LCD 라인의 세종시 입주는 탕정 공장 인근 충남 아산과 천안 지역 주민의 반발이 예상돼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충남 탕정에 추가 투자를 위해 이미 231만㎡(약 70만평)의 부지를 확보해놓은 상태여서 세종시에 LCD 라인 건설이라면 '사업 빼가기'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전날 정운찬 국무총리한테서 세종시 수정안 초안을 보고받고 "다른 지역은 물론 수도권에 있는 것이라도 기존 사업장을 이전하는 형태여서는 안 된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여기에 중국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에 오는 2011년까지 30억달러를 들여 7.5세대 생산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중복 투자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LCD 공장 입주를 위해서는 용수와 지진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 사업 부지 결정까지는 보통 1∼2년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세종시 입주를 약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바이오 부문과 함께 삼성SDI의 2차전지나 태양광 분야 등을 묶어 세종시에 입주할 방안을 정부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분야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워갈 예정이기 때문에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라는 세종시 이미지와도 어울린다는 평가다.

한편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와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세종시와 관련한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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