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워크아웃 '아시아나' 변수 돌발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10.01.05 19:50

채권단 '아시아나 지분 거래 부당성' 문제 제기

금호산업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불발 위기에 처했다.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신청 직전에 아시아나 항공 지분을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데 대해 금호산업 채권단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동의의 전제 조건으로 지분의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경우 아시아나 등 알짜 자회사의 경영권도 사실상 채권단으로 넘어간다는 점에서 금호그룹 구조조정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5일 "워크아웃 신청 직전에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것은 알짜 자회사를 지키기 위한 전략"이라며 "채권단이나 소액주주들이 문제 제기를 하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도 "일종의 사해행위(채권행사를 방해하고 채권자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법률행위)로 볼 수 있다"며 "채권단 내에서 심각하게 논의될 사안이고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단은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신청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달 22일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2226만9600주)를 당시 종가인 주당 4275원(952억원)에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데서 비롯됐다.


당시 지분 매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1대 주주는 금호산업에서 금호석유화학으로 바뀌었으며 아시아나항공이 최대주주(지분율 23.95%)인 대한통운의 지배권까지 금호석유화학으로 넘어간 셈이 됐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경영 정상화의 토대가 될 수 있었던 알짜 자회사들이 워크아웃 적용을 받지 않는 금호석유화학에 넘어가면서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호산업 경영진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시가에 넘긴 것도 문제가 있다는 게 채권단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배임 문제 등을 거론하며 금호그룹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금호산업의 최대 채권자로 우리은행이 동의하지 않으면 워크아웃 개시가 불가능하다.

금융당국도 해결책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문제될 소지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구조조정 판 자체가 깨져서는 안 되는 만큼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6일 열리는 금호 채권단 전체협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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